日기업들, 주주에 '역대 최대' 220조원 쏜다

입력 2024-03-26 18:28   수정 2024-03-27 00:4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 주요 상장 기업의 주주환원 총액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더불어 증시 저평가 탈출을 위한 도쿄증권거래소의 ‘주가순자산비율(PBR) 개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 비율이 낮아 주주환원 요구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배당·자사주 매입 동시 증가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3월 결산하는 일본 2300개 상장기업의 주주 환원(배당금 및 자사주 매입) 총액은 25조2000억엔(약 223조원)가량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약 15조9000억엔, 자사주 매입은 9% 늘어난 9조3000억엔으로 역대급 규모가 예상된다.

일본 기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상장사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의 실적이 좋아졌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제품가격 인상 효과로 도쿄증시 프라임 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다. 상장사 네 곳 중 한 곳은 역대급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최대 백화점 그룹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3월기 배당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려 주당 32엔으로 책정했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늘자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높여 잡고 있다. 닛세이식품은 주요 제품인 냉동식품 가격 인상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 이익이 예상된다. 배당 역시 3년 연속 최대치를 나타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운송 수요가 회복한 동일본여객철도는 주당 125엔으로 4년 만에 배당금을 늘렸다.

배당 확대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은 상장기업 주식의 약 20%를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 배당으로만 계산하면 3조엔 규모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0.5%에 해당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거래소 저평가 탈출 효과도
도쿄증권거래소의 ‘저PBR 개혁’도 역대급 주주환원에 기여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작년 3월 일본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 PBR 1배 이하인 상장사를 대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구체적인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제출한 기업 명단을 거래소가 매월 공표한다고 발표했다.

거래소의 적극적인 행보에 외국인 투자 자금도 일본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닛케이225지수가 역사적 고점 기록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지난 1년(2023년 3월 27일~올해 3월 26일)간 닛케이지수는 47.03% 뛰었다.

일본 종합상사 소지쓰는 지난달 분기 배당을 주당 130엔에서 135엔으로 늘리고, 160억엔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이달 말까지 PBR을 1배 이상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혼다 역시 지난달 50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선언했다. 후지무라 에이지 혼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자본 효율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혼다는 오는 31일까지 2000억엔어치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세에 비해 주주환원 규모는 크지 않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올해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액 비율은 54%로 전년 대비 2%포인트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순이익이 증가한 만큼 총 환원액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금융 기업을 제외한 일본 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작년 말 기준 약 106조엔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액 비율이 8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도 글로벌 주요 기업처럼 환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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