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없는 게 없다'더니…中 알리·테무, 요소수는 안 판다

입력 2024-03-27 08:50   수정 2024-03-27 10:22


초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유통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국내 소비자들과 물류업계가 ‘대란’을 겪었던 차량용 요소수는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물량의 중국 상품들로 국내 유통시장을 교란하고 있음에도 정작 국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상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고물가 상황을 틈타 중국 플랫폼들이 자국 내 재고 상품만 ‘떨이’로 팔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中, 초저가 물량공세…요소수는 빼고
27일 현재 알리익스프레스 앱에서 ‘요소수’ 상품을 검색하면 ‘어떤 항목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뜬다. ‘차량용 요소수’ 검색어를 넣어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다. 요소의 중국식 표기인 ‘우레아’로 검색하면 ‘갈라진 발뒤꿈치용 크림’ 상품 등이 나온다.

테무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요소수나 차량용 요소수를 검색하면 차량용 휴대전화 번호 거치대 등 엉뚱한 상품이 뜰 뿐이다.

‘없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알리와 테무가 유독 차량용 요소수는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 공급망에 대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현재 한국은 차량용 요소수에 쓰이는 요소를 경제성, 환경 문제 등의 이유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중국 수입 의존도가 전체의 90%가 넘는다.

2021년 10월 당시에는 중국이 요소 수출을 규제하자 당시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던 국내에선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나 대혼란이 일었다. 경유(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필수인 차량용 요소수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전국에 물류대란이 초래된 것이다.

최근 정부가 나서 요소의 국내 생산까지 추진하는 상황에서 만약 알리·테무가 차량용 요소수를 판매한다면 그나마 중국 플랫폼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 유통 생태계에 기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이들 플랫폼이 유독 차량용 요소수를 판매하고 있지 않은 데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자영업자 밀려나면 ‘안보 불안’
현재 중국산 제품으로 초저가 물량공세 중인 알리와 테무 탓에 국내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경쟁 자체가 되지 않아 대응 방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현재 내수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은 남아도는 재고를 세계 시장에 저가로 쏟아 붓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전략의 첨병인 알리와 테무는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과 가장 가까운 산둥성 등지에 전용 창고를 마련해놓고 쉴새 없이 저가 상품을 쏟아붓고 있다.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은 당장은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상품 생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대부분 중국에서 발생해 결과적으로는 자국 산업이 위축되고 경기 불황에 빠질 위험이 크다.

한국 자영업자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중국 플랫폼들의 홍보 또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규제를 하려고 해도 정식 수입이 아닌 ‘소비자 해외 직구’ 형태로 들여오고 있는 탓에 손 쓸 방도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수입이라면 덤핑 관세를 매겨도 할 말이 없는 가격”이라며 “중국 플랫폼은 요소수도 팔지 않는데 국내 자영업자들이 밀려나는 ‘안보 불안’은 어떻게 할 거냐”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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