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큰 마음 먹고 사려고 했는데…이젠 포기합니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입력 2024-03-27 21:00   수정 2024-03-28 02:23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대표 제품 '클래식 플랩백' 등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27일. 샤넬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한 번, 한꺼번에 100만원 이상 올린 인상폭에 두 번 당황했다는 소비자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클래식 플랩백 스몰 구매를 염두에 뒀던 한 주부는 "(기존 가격인) 1390만원도 큰 마음 먹은 건데 하룻밤 새 100만원 넘게 올라버렸다"면서 구입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이미 샤넬에서 제품을 구입했다는 또 다른 소비자는 "이번 주말에 환불하려 했는데 (가격 인상 때문에) 그냥 보유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가운데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에 이어 샤넬도 이날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클래식 플랩백 라지 사이즈 가격은 100만원 넘게 올라 1600만원선을 뚫었다. 웨딩 시즌을 앞두고 명품 브랜드들 가격이 또 들썩이고 있다.
하루 만에 100만원 넘게 올라…"매장에 대기줄"
샤넬은 이날부터 클래식 플랩백, 보이백 등 가방 제품군 중심으로 가격을 6~8%가량 인상했다.

클래식 플랩백의 경우 스몰(미니) 사이즈는 1390만원에서 1497만원으로, 미디움 사이즈는 1450만원에서 1557만원으로, 라지 사이즈는 1570만원에서 1678만원으로 모두 100만원 넘게 올랐다. 보이백 역시 사이즈별로 7~8%대 인상돼 미디움 사이즈 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샤넬의 가격 인상은 관심층에선 어느정도 감지되긴 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샤넬이 주요 가방 제품 가격을 변경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인상 전에 제품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전날 매장을 방문했다는 한 누리꾼은 "대기가 길었는데 매장은 텅 비었더라. 검정색 가죽 제품은 대부분 동났다"고 전했다.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한 해에도 수차례 가격 인상을 하면서 주로 연초에 인상을 단행하는 경향을 보였다. 앞서 샤넬은 지난해 두 차례, 2022년에는 네 차례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었다.

소비자들은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횟수와 수준이 벅차다고 토로한다. 약 15년 전에 200만원대였던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 사이즈가 1500만원대로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예비 신혼부부 어쩌나…연초부터 '줄인상'
특히 혼수용으로 명품을 마련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웨딩 시즌이 목전인데 결혼 예물로 많이 찾는 부쉐론, 티파니 등 주얼리 브랜드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다음달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가 가격을 올리고, 프랑스 브랜드 모이나 역시 다음달 4~16% 안팎 가격 조정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명품 시장 성장률이 둔화했지만 VIP(우수고객)는 꾸준히 지갑을 열 것이란 심산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에서 명품 매출은 정체되는 흐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고성장세와 최근 소비 침체 등을 고려하면 꾸준히 일정 수준의 수요가 확보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백화점 3사에서 명품 등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은 전년보다 0.5% 증가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다시 매출이 늘고 있다.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6.6%, 2월에는 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명품 브랜드별로 다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지난해부터 미니멀리즘 유행과 함께 대를 이어 부를 물려받는 상류층과 같이 상표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른바 부티 나는 옷차림을 연출하는 '올드머니 룩'과 로고리스(로고가 잘 눈에 띄지 않는) 열풍 등 때문이다. 일례로 '로고플레이' 대표 브랜드인 구찌를 거느린 케어링그룹의 경우 실적 부진이 예고된 상태다.

그러나 이른바 '3대 명품'의 경우 지난해에도 탄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법인이 감사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이지만 앞서 실적을 발표한 모기업의 실적에 비춰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루이비통, 디올 등 유수의 명품을 거느린 LVMH의 경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지난해 분기별 매출 증가율 추이는 2분기 34%에서 3분기 11%로 둔화했으나 4분기 15%로 다시 회복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명품 소비 둔화 속에서도 최상위 브랜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명품 브랜드 스펙트럼에서 최상단 브랜드 선호도가 더 높아지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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