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억 펜트하우스 살던 '금수저' 몰락…돈 빼돌리다 감옥행

입력 2024-03-29 16:05   수정 2024-03-29 17:09


바하마 섬의 3500만달러(약 473억원)짜리 펜트하우스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던 32세 억만장자가 이제는 감방에서 살게됐다.

그 주인공은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해 잘 나가다가 순식간에 파산하고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샘 뱅크먼-프리드(32)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루이스 A. 카플란 판사는 28일(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징역 25년 형을 선고했다. 또 110억2000만달러(약 14조8770억원)의 재산 몰수도 명했다.

그는 부모가 모두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일명 '금수저'다. 대학 캠퍼스 내에 자리한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공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 졸업 후 2013년부터 4년간 월가의 투자사 '제인 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로 일했다.

2017년 그는 비트코인 시세를 살펴보던 중 각 나라의 거래소마다 가격이 같지 않고 때로는 60%나 차이가 나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즉시 이를 이용한 차익거래에 뛰어들어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였다. 그는 2022년 9월 CNBC 인터뷰에서 "그것은 가장 아래에 매달린 과일(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이익이란 뜻)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거래소에서 교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나라들보다 높아 '김치 프리미엄'이란 용어까지 만들어진 한국 시장에서는 차익거래로 수익을 낼 기회가 더 컸다. 그는 자신의 첫 사무실이 있던 캘리포니아 카운티의 이름을 딴 투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를 설립, 비트코인 거래로 하루에 100만달러(약 13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알라메다리서치의 성공을 기반으로 그는 2019년 4월 바하마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만들었다. FTX는 대대적인 홍보에 탄탄한 기술과 뛰어난 사용자환경(UI)까지 더해 경쟁업체들을 제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FTX는 불과 3년여 만에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부상했고, 기업 가치는 한때 320억달러(약 43조2000억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2022년 테라·루나 사태의 여파로 가상화폐 가격이 줄줄이 폭락하면서 업계의 주요 대출업체들이 줄지어 파산했다. 코인 투자자들은 FTX에 예치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알라메다리서치와 FTX 모두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이 과정에서 뱅크먼-프리드가 FTX의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는 용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고객에게 돌려주지 못하게 된 자금 부족액은 80억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이후 FTX가 파산 신청을 하고, 뱅크먼-프리드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FTX의 기술 담당 임원 니샤드 싱은 "회사가 무너지기 2개월 전에야 고객 예치금에 무려 8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라진 돈 대부분은 뱅크먼-프리드의 사치스러운 지출에 쓰였다"고 증언했다.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11월 뱅크먼-프리드에 제기된 사기 등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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