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에 초점 맞춘 테슬라, 100년 전통 포드식 제조법 탈피하나

입력 2024-03-31 15:57   수정 2024-03-31 15:5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제조 공정을 재편할 방침이다. 원가를 절감해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전기차에 맞서기 위한 조치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제조 공정을 재편해서 저가형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순서대로 부품을 조립하던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100년 넘게 미국 완성차업체가 적용한 '포드식' 제조 공정을 바꾸는 셈이다.

미국 완성차업체 대다수는 포드식 제조 공정을 적용했다. 먼저 철판을 찍어 눌러 자동차의 뼈대 부품을 제작한 뒤 이를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 각 부품을 용접한다. 이렇게 제작된 차체에 페인트칠을 하고 마지막에 타이어 등 부품을 조립하는 식이다.

테슬라는 이 방식을 벗어나 주요 부품을 한 곳에서 동시에 조립하는 '언박스드' 공정을 채택한다. 뼈대를 따로 제작하지 않은 채 6개 부문(모듈)을 제작한 뒤 마지막 공정에서 한꺼번에 조립하는 식이다. 레고 조각을 한데 모아 조립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테슬라는 이 방식을 활용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6개 모듈을 각기 다른 공정에서 제조한 뒤 동시에 조립하면 생산 시간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일직선으로 배치된 컨베이어 벨트를 제거하면 공장의 유휴 공간도 늘어나게 된다. 이를 통해 완성차 생산 비용을 이전보다 50%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게 테슬라의 설명이다.

시장에선 테슬라가 생산 비용을 줄여 중국 전기차 업체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당 2만 5000달러(약 3368만원)짜리 전기차를 양산해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는다는 관측이다. 또 테슬라가 2030년까지 연 2000만대를 인도하겠다는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선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게 필수다.

아직 테슬라는 구체적으로 언제 공정을 재편할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내년 말에 양산되는 완성차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에 '아주 큰 진척'을 보였다"라고 밝혔을 뿐이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주장이 허풍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새로운 생산 방식이 입증된 적이 없고, 오히려 비효율성만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다만 테슬라가 제시한 방식은 실현할 수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자동차 엔지니어링 벤치마킹 업체인 케어소프트는 언박스드 공정을 디지털 설계 복제본을 제작한 결과 기술적으로 양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매튜 바차파람필 케어소프트 CEO는 "약 20만시간을 들여 모델링한 결과 머스크의 주장은 허풍이 아니었다"며 "이 공정을 채택하게 되면 엄청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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