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K콘텐츠 수출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을 출시했다고 31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이 해외 백화점·쇼핑몰에 매장을 열고 국내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해외 유통사와의 매장 위치 및 운영 방식 협상이나 통관·운송·창고 운영·재고 관리 등 상품 수출입 절차는 모두 현대백화점이 전담한다. 국내 브랜드는 공간 대여·인테리어·판매 수수료 계약 체결 등 부담을 덜어 직접 해외 유통시설에 입점하는 것보다 비용을 30% 이상 아낄 수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첫 진출국은 일본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일본 대형 유통업체 파르코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5월 파르코 도쿄 시부야점에 패션 브랜드 ‘노이스’ 팝업스토어를 연다. 총 660㎡(약 200평) 규모 매장이다. 노이스 팝업 종료 후엔 이미스·마뗑킴·미스치프 등 11개 국내 패션 브랜드가 차례로 들어선다.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팝업도 계획돼있다. 매장엔 브랜드 이름과 함께 ‘더현대’ 브랜드가 함께 노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코 시부야점은 일본 도쿄에서 최고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쇼핑몰’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점 때문에 시부야점이 일본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K콘텐츠 팝업을 열기에 최적의 유통시설이라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3년 설립된 파르코는 시부야점을 포함해 일본 전역에 총 1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트&컬처’를 키워드로 단순 유통시설이 아닌 복합 문화공간을 만든다는 점도 최근 현대백화점의 경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더현대 글로벌 설립 배경엔 현대백화점을 향한 해외 유통업체의 ‘러브콜’이 있다. 패션·엔터테인먼트·웹툰 등 K콘텐츠를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한 더현대서울의 소싱(조달)·MD 역량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지난달 태국 최대 유통사인 시암피왓그룹과도 K콘텐츠 전문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일본과 태국 외에도 중국·베트남·홍콩 등 유수 쇼핑몰에 더현대 글로벌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기성 패션 MD에 머무르던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없던 브랜드와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K패션 브랜드 등과 동반성장하며 더 많은 고객에게 인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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