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비트코인…반감기 앞두고 매수·매도 '줄다리기'

입력 2024-04-02 13:54   수정 2024-04-02 16:09


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사상최고가(1억412만2000원)를 기록한 뒤 하락하다가 최근 1억원을 간신히 회복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지만,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매수·매도 간 줄다리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반면, 4만달러대로 하락할 것이란 부정적 관측도 팽팽하다.
○1억원 붕괴한 뒤 회복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11일 처음으로 국내에서 1억원을 돌파했다. 이틀 연속 신고가를 경신한 뒤 9200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어 26일에는 1억원을 재차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7만375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6만1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7만달러를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반감기를 20여일 앞두고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반감기는 오는 19일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에 한 번씩 발생한다. 비트코인 채굴에 보상으로 돌아가는 비트코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확대됐다. 수요는 많은데 반감기에 따라 비트코인 공급이 더 줄어든다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나온다. 블랙록이 선보인 비트코인 현물 ETF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5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4만3000개에 달한다. ETF를 상장한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매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비트코인은 과거 반감기 전 6개월 동안 평균 61% 상승했다. 반감기 이후 6개월간에는 평균 348% 올랐다. 스위스 가상자산 운용사 21쉐어스는 “비트코인이 이전 사이클에서는 모두 반감기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번엔 반감기 전부터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현물 ETF 출시로 인한 수요 급증과 반감기 등이 맞물려 이전 사이클보다 강한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글로벌 긴축이 종료될 것이란 예상도 비트코인에는 호재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5%로 동결했다.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도 유지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낙관론 vs 비관론 ‘팽팽’
비트코인의 향후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최근 비트코인 목표 가격을 기존 8만달러에서 9만달러(약 1억2000만원)로 상향 조정했다. 번스타인은 “강력한 현물 ETF발(發) 자금 유입과 낮은 채굴기업 레버리지, 견고한 네트워크 거래 수수료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비트코인 예상 목표가는 9만달러”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낙관론자이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작가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이 올해 9월까지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시세 대비 40% 이상 급등할 것이란 얘기다. 기요사키 작가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나도 4월 반감기 이벤트 전에 비트코인을 10개 더 매수할 예정”이라며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새로 출시된 ETF를 통해 비트코인 10분의 1개라도 보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자 비트코인 현물 ETF를 내놓은 블랙록의 로버트 미치닉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비트코인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비트코인 투자 수익률이 달까지 치솟는 이른바 ‘투 더 문(To the Moon)’은 향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악명 높은 변동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 것이고 동시에 천정부지로 치솟던 비트코인 수익률도 제한될 것”이라며 “확실히 앞으로 낼 수 있는 수익률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비트코인이 앞으로 추가 상승 랠리가 없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면서도 “지난 10년 동안 비트코인은 연간 124%가 넘는 평균 수익률을 올렸는데 앞으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약세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상자산 관련주에 대한 공매도 총액은 110억달러(약 14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S3파트너스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 수요뿐 아니라 비트코인을 보유한 이들도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공매도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로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반감기는 채굴자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비트코인 생산 비용을 높일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 4만2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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