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은 당연, 그래도 사야겠다면…"이곳 주목해야" [이송렬의 우주인]

입력 2024-04-07 07:30   수정 2024-04-07 07:51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서울에선 강남 3구, 수도권에선 국가 산업이 자리하고 있는 경기 남부권 집값은 유지될 것이라고 봅니다."

한문도 한국부동산경제협회 회장(사진·61)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데 따라 집값이 내려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면서도 "투자 수요나 일자리 수요로 인구가 밀집하는 지역만은 집값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을 전망할 때 국내 인구 감소는 핵심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72년 총인구는 3622만명으로 2022년보다 29.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대 중반까지는 인구 감소 폭이 둔화하지만, 이후엔 인구가 쪼그라드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게 더 문제다. 생산가능인구는 집을 소비하는 핵심 주체이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2060년엔 전체의 48.9%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문도 회장은 "일각에선 1인 가구의 증가가 인구 감소에 따른 집값 하락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1인 가구의 연봉을 따져보면 현재 주택 가격을 지지하기엔 버거운 수준"이라며 "집을 소비하는 인구수가 줄어들면 결국 집값은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은 예상되지만, 예외적인 지역으로 한 회장은 ‘강남 3구’를 꼽았다. 강남 3구 집값은 인구 감소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은 단순하게 주거의 용도만 갖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 수요도 있기 때문에 강남 3구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해 수도권 어느 지역에서든 강남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끔 교통이 발전하고 있다"며 "이런 주변 환경들이 발전하면서 강남 집값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경기 남부권도 주목해야 한다는 강조했다. 화성, 용인, 평택, 수원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벨트가 포함된 지역을 추천했다. 그는 "국가에서 직접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 산업을 밀어주고 있지 않느냐"며 "향후 산업단지가 조성돼 거주인구, 유동 인구가 늘어나게 된다면 집값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3구와 경기 남부권 외에는 집값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개별적인 집값 하락을 방어할 만한 요인은 다소 있다고 봤다.

한문도 회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고평가된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집값 수준을 넘어선 과매수 구간의 가격이다. 이미 2022년 금리 급등을 기점으로 조정이 시작됐고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락했어야 했지만, 정부에서 연착륙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되레 회복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락하는 가격을 정책을 통해 억지로 잡아둔 상황이다"라며 "부동산 하락이 최소 2년에서 5년 정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는데, 현재는 하락의 초입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충청권을 찾아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을 재차 약속했다.

한문도 회장은 "인구 감소, 지방 소멸이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국회를 세종으로 옮겨간다면 남부권, 즉 경상권과 전라권이 모두 살아날 것"이라면서 "핵심 기관인 국회가 이전하면 공기관들, 민간 기관도 함께 움직일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기관들이 이전하면 당연히 인구도 늘고 해당 지역이 활성화되는 등 국가 발전 측면에서 굉장히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올해 초 부동산 관련 대책을 발표했던 시기에 함께 내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문도 회장은 고려대학교 행정학 학사를 지내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동의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2016~2017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을 거쳐 2018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부동산경제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2019년엔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를 지냈고 2022년부터 한국부동산산업학회 상임이사, 2023년부터는 국제부동산정책학회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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