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걸로 돈 벌어서 에르메스 사줄게"…남편의 '베팅'

입력 2024-04-08 09:11   수정 2024-04-08 10:59

"명품 ETF로 차곡차곡 돈 모아서 아내 에르메스 사줄 겁니다."
"명품은 못 사니 ETF나 사서 노후자금 마련하려고요." (종목 토론방)

'명품은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주식시장에도 투영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명품회사들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수익률을 큰 폭 웃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상위 유럽 명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는 올 들어 16.55%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3.85% 오른 것에 비하면 두드러지는 상승세다. 이 ETF의 운용자산은 183억원 규모로 일평균 거래대금은 3억원 수준이다. 투자주체별 수급을 살펴보면 기관이 12억원어치 사들인 가운데 개인이 약 14억원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선진국시장 상장 종목 중 명품 생산·유통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도 7.86% 올랐다.

흔히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지만 명품 산업은 가격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때문에 명품 기업들은 한정된 공급과 탄탄한 수요 속에서 가격 인상 전략을 통해 가치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명품 삼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서 '명품 백'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졌다. 샤넬은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과 보이백 등의 가격을 약 6~7% 인상했다. 클래식 플랩백 스몰 사이즈는 1390만원에서 1497만원으로 7.69% 올랐고 미디움 사이즈는 1450만원에서 1557만원이 됐다. 라지 사이즈는 1570만원에서 1678만원으로 6.87% 인상됐고 보이백도 1021만원으로 뛰었다.

지난 2월에는 루이비통이 일부 가방 제품 가격을 올렸다. 네오노에BB는 기존 258만원에서 274만원으로 6.2%, 불로뉴는 기존 314만원에서 330만원으로 5.1% 올랐다. 에르메스의 대표 가방 버킨 핸드백의 가격도 기존보다 1000달러(약 135만원) 더 올랐다. 25㎝ 기본 버킨 핸드백에서 약 10% 인상된 가격(미국 매장 기준 1만1400달러)이다. 아울러 디올은 올 들어서 주얼리 가격을 최대 12% 올렸다. 지난해 7월 주요 가방 제품 가격을 50만~100만원가량 올린 데 이은 추가 인상이다.


가격 인상과 맞물려 최근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오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카업체인 페라리와 프랑스 명품 업체인 에르메스가 각각 26%, 23% 이상 상승했다, 까르띠에·피아제 등으로 알려진 리슈몽(19.6%), 몽클레어(18.69%), 루이비통과 디올 등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10.62%), 레이밴과 오클리 등으로 유명한 세계 에실로룩소티카(12%) 등도 많이 올랐다. 다만 구찌·보테가베네타를 보유한 케어링은 중국 경제 불확실성에 실적 감소 전망을 내면서 연중 7.7% 하락했다.

최대 수요국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수요 둔화로 명품 기업들 사이에서도 실적이 엇갈리고 있지만, 중국수요의 귀환 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 둔화로 명품 기업들 간 실적이 엇갈리는 만큼 주의는 필요하지만 꾸준히 사모을 것을 권한다"며 "명품 산업은 지속적으로 가격과 수량을 늘려가고 있고, 마진률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 인베스터플레이스는 "2030년까지 중국의 명품 구매는 전 세계 시장의 최소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경제 회복으로 수혜를 입을 일부 명품주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몽클레어와 에스티로더, 페라리 등을 추천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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