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가장 극적인 출전자를 꼽는다면 주인공은 단연 악샤이 바티아(22·사진)다. 마스터스의 마지막 출전권이 걸려있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연장 끝에 짜릿한 우승을 차지하며 오거스타행 막차에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티아가 마스터스의 사전대회인 '드라이브 칩 앤 퍼트'의 2014년 초대 대회 참가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낚아챈 마스터스 출전권은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10년만에 돌아온 '마스터스 키즈'를 오거스타 내셔널GC도 뜨겁게 환영했다. 갑작스레 출전이 확정된 그를 위해 임대 숙소와 개인 비행기 교통편을 확보해 제공했다. 또 9일(한국시간) 마스터스 대회를 앞둔 공식 기자회견의 마지막 주자로 바티아를 선정하며 그의 출전을 축하했다.
바티아는 "오늘 새벽 1시 30분이 넘어서야 오거스타에 도착했다. 잠을 많이 못잤다"면서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연장까지 치른 끝에 거머쥔 올 시즌 첫 승, 덕분에 꿈의 무대에 서게 됐다는 감격이 더해지면서 그는 "여전히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고 말했다.
바티아의 커리어는 매우 독특하다. 대학 골프팀을 거친 뒤 프로로 전향하는 대부분의 미국 선수들과 달리 바티아는 17세에 프로가 됐다. PGA투어에서의 첫 승은 지난해 바라쿠다 챔피언십에서 거뒀다. 하지만 이 대회는 마스터스 초청권이 걸려있지 않았다. 약 8개월만에 2승을 달성하고서야 오거스타 내셔널GC에 서게된 것이다. 그는 "오거스타로 오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비행기를 타는 동안 위아래로 몸을 들썩거렸다"며 "이기분을 느끼기 위해 7~8개월을 기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바티아는 인터뷰 내내 상기된 표정으로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럴만도 했다. 그의 최근 24시간에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발레로 텍사스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9홀을 남기고 6타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공동선두 자리를 내어줬다. 그의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대니 매카시가 지나치게 잘쳤다. 매카시는 후반 7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무려 9타를 줄이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까지 이어진 승부 끝에 우승을 했고, 곧바로 오거스타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그는 "지난 24시간 동안 일어난 일은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까지는 이 감정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며 "내일은 이번주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티샷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는 "마스터스는 아주 특별한 대회다. 하지만 결국에는 참가자 89명 중 한명이 우승한다"며 "그것이 제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 서 있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11일 첫번째 티에 서는 것이 정말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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