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태계' 등에 업은 삼성증권…테크기업 IPO '싹쓸이'

입력 2024-04-12 14:27   수정 2024-04-15 09:22

이 기사는 04월 12일 14: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기업공개(IPO) 대어' 주관사를 줄줄이 따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로봇 등 테크기업의 주관사를 잇따라 꿰차면서 IPO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퓨리오사AI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내정했다. 조만간 선정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전날 반도체 팹리스 포인투테크놀로지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퓨리오사AI와 포인투테크놀로지는 모두 '조(兆)단위'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회사다.

삼성증권은 올들어 세미파이브(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서울로보틱스(산업용 자율주행), 파스토(물류 스타트업) 등의 주관사 지위를 꿰찬 바 있다. 지난해에는 비바리퍼블리카, 롯데글로벌로지스, 빗썸 등의 주관사단에 합류했다. 이들 모두 기업가치가 수천억원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일부는 조단위 대어로 꼽힌다.

국내 IPO 주관사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3강 체제'를 구축해왔다. 이들 회사가 그동안 'IPO 대어'를 장악했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이 IPO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면서 '5강 체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3강의 아성을 넘어서는 것이 여의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증권이 잇따라 IPO 대어를 잡아내면서 기존 주관사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대기업 IPO 주관사에서 줄줄이 배제되는 아픔을 겪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입었다는 평가가 많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삼성그룹과 경쟁 관계를 보이는 대기업 그룹들로부터 외면받았다"며 "회사의 경영비밀 등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 동안 SK LG HD현대 계열사 IPO에서 삼성증권은 매번 배제됐다.

하지만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대기업 IPO가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스타트업의 IPO가 활발해지는 만큼 삼성증권이 유리한 구도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 시장에 반도체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의 거래 등을 염두에 두고 삼성증권과 주관 계약을 맺는 곳도 있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2010년부터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출범한 테크 스타트업들이 속속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가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하는 삼성그룹 계열사와 관계를 맺는 것은 여러 계산이 깔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IPO 조직을 정비한 것도 삼성증권 실적을 밀어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 IB1부문은 지난해 말 이기덕 본부장이 이끄는 캐피탈마켓본부를 조직 개편해 IPO그룹(부서)을 3개에서 4개로 늘렸다. 기업 네트워크를 강화해 양적으로 IPO 주관 수를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 올해 연달아 주관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며 조직개편의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한 모습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테크 섹터의 애널리스트 분석 역량과 기관 영업(홀세일) 전문성 등도 결합하면서 고객사들의 신뢰를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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