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개인택시 면허(번호판)의 거래가격이 2억원을 넘는 신도시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양도·양수 기준 완화, 의무 휴업 해제 등 정부와 지자체가 각종 규제를 풀면서 시세가 상승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신규 택시의 공급이 사실상 단절되고 플랫폼 택시가 몰락하면서 기존 면허의 가격은 계속 치솟을 전망이다.
경기도의 경우 주로 신도시가 조성 중이거나 삼성반도체·SK하이닉스 등 대형 산업단지가 들어선 지자체 위주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대표적인 곳이 양주다. 옥정·회천지구 등 약 1117만㎡ 규모의 2기 신도시가 조성 중이다. 총 수용 인구만 6만6423세대, 16만9379명이다. 2019년 22만 2300명이던 양주 인구는 올해 27만5200명으로 불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택시의 면허는 전혀 추가로 공급되지 않았다. 현재 이곳에서 운영되는 개인택시는 280여대 수준이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각각 시 단위에서 택시 면허 수를 조절하지만, 경기는 31개 시·군이 직접 관리한다.
2기 동탄신도시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화성시도 택시 면허값이 오르는 지역이다. 최근 5년간 이 지역엔 약 13만명이 유입됐다. 경기 이천은 신도시가 없지만 SK 하이닉스 본사가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것이 면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광명은 면허값이 싸고 화성 양주 등은 비싼 이유 중 하나는 '서울과의 거리'다. 가까울수록 싸고, 멀수록 비싼 경향이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시 면적이 좁고 서울에 가까우면 단거리 손님이 많고 서울지역의 택시와 경쟁해야 하니 수입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며 "면적이 넓고 서울에서도 멀다면 경쟁이 덜하고 장거리 손님이 대다수인 만큼 면허값이 더 높게 유지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택시 수가 많은 인천과 인접한 지자체에서도 '인천과의 거리'가 멀수록 택시 면허값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정부는 2021년 개인택시의 양도·양수 조건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기존엔 법인 택시 경력자만 면허 취득이 가능했는데 ‘무사고 경력 5년’만 있을 경우 누구나 면허 소유가 가능해 졌다. 젊은 택시 종사자들이 유입돼 기사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적을 가졌지만 결과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됐다. 비슷한 시기에 지자체마다 택시의 강제 휴무일(2일 근무 시 1일 휴무)을 해제 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택시 플랫폼 사업을 여러차례 법으로 주저 앉힌 것도 결과적으로 면허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됐다. 2020년 ‘타다 금지법’(여객운송사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플랫폼 택시 업계가 위축된 것도 가격을 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택시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공유 사업을 반대하기도 했다. 2019년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한 택시기사들이 분신한 것도 정부가 사태 해결을 못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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