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1호 외국계 은행인 JP모간의 경우 총직원이 지난해 말 기준 200명에 달했다. 2010년 100명을 넘어선 뒤 13년 만에 인력 규모를 두 배로 키운 것이다. 1976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도 작년에만 13명을 충원했다. 한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직원(142명)을 두고 있다.
세계 최대 협동조합 금융그룹 크레디아그리콜, 싱가포르개발은행, 네덜란드에 본점을 둔 ING,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건설은행 등도 역대 최다 인력을 꾸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수적인 은행업을 감안하면 외국계 은행들의 공격적 인력 확대는 상당히 이례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손실을 낸 크레디트스위스를 비롯해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야마구찌 등 6개 외국계 은행만 지난해 전년 대비 인력을 감축했다.
외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 실적이 개선되는 점도 인력 확충 요인으로 꼽힌다. 대규모 손실을 낸 크레디트스위스를 제외한 외국계 은행들의 작년 순이익은 1조55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4680억원)보다 884억원 늘어난 규모로,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외화 조달 금리가 상승한 탓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이자이익은 소폭 줄었지만,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증가했다.
외국계 은행 중 작년에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곳은 홍콩상하이은행(2634억원)으로 나타났다. 일본 MUFG, 미즈호가 141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중국공상은행(1258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1182억원)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른 변수가 있겠지만 외국계 은행들의 덩치는 계속 커질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규제와 인프라를 손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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