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이런데 누가 면세점 가요"…'10만원씩 턱턱' 보상마케팅

입력 2024-04-18 22:00   수정 2024-04-22 12:27


강달러에 면세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고환율은 면세점 가격이 국내 매장보다 오히려 높아질 수 있어 면세업계에겐 치명타다. 면세점들은 '보상 마케팅'에 돌입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내국인 고객 비중이 늘어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면세품 가격 경쟁력 약화로 발길이 뜸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 3사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찍는 등 환율 상승에 따른 내국인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환율 보상 마케팅' 카드를 꺼내들었다. 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10만원 상당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고객 발길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환율 보상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올 2월 진행한 환율 보상 프로모션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되는 행사다. 구매일 기준 1달러당 매장 원·달러 환율이 1320원 이상일 경우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LDF 페이'를 최대 10만원 추가 증정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존 구매 금액대별 LDF 페이 증정 행사와 카드사 제휴 할인 등을 포함하면 최대 164만원 상당의 혜택이 제공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환율 보상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서울점과 제주점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 금액에 따라 증정하는 선불카드를 최대 10만원 추가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이날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대 60%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일찌감치 추가 혜택을 주고 있다. 명동점은 지난 12일부터 150달러부터 5000달러까지 구간별 금액 이상 제휴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등을 통해 구매 시 2만원부터 최대 154만원을 자사 포인트로 환급해 주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면밀히 환율을 모니터링하며 추가 행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업계의 환율 보상 이벤트는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더라도 내국인 수요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다. 과거 매출을 이끈 중국 보따리상 '따이궁'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달러화 강세로 내국인 수요까지 줄어들면 실적 악화를 피할 길이 없다.

면세점 매출은 엔데믹 이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따이궁이 줄어든 데다 엔데믹 이후 해외 관광객 쇼핑 수요와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면세점 업계의 지난 2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1% 감소한 915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매출은 25.8% 급감한 6633억원에 그쳤다.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수는 세 배 가까이로 늘었지만 매출은 되레 감소한 것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내 소비 경기 부진 속 중국 단체관광 재개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고, 위안화 약세로 구매력이 회복되지 못하고 면세점에 대한 선호도도 축소됐다"고 짚었다.

그나마 이 기간 내국인 고객 수와 매출은 30% 가까이 늘어 면세점 매출을 지지했다. 지난달 내국인 고객 수는 28.8% 늘어난 151만4882명, 매출은 28.4% 증가한 252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다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 선을 시험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때 1400원 선에 진입하며 2022년 11월 7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400원 선으로 되돌아왔다. 1990년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 뒤 환율이 1400원대에 도달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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