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라도 40대는 못 들어와요"…'파격 선언'한 백화점, 왜? [송영찬의 신통유통]

입력 2024-04-28 11:02   수정 2024-04-28 13:34


젊은 고소득층을 자사 충성고객으로 만들려는 백화점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30대를 타깃으로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재편하고, 전용 VIP 라운지 혜택도 강화한다. 불황에도 명품 소비가 굳건한 젊은 고소득층을 사로잡아야 오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百, 판교점 2030 VIP 집중 공략
2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점의 20·30대 VIP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늘었다. 작년 한 해 판교점 전체 매출(1조6670억원)이 전년 대비 14.7%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폭의 성장세다. 판교점의 전체 VIP 중 20·30대 비중은 30.3%로 전국 16개 현대백화점 점포 중 가장 높았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현대백화점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을 거점삼아 공세적인 20·30대 VIP 유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판교점이 판교·분당·수지·광교 등 경기 남동부의 비교적 젊은 고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을 배후에 두고 있어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월 9개월에 걸쳐 대대적으로 판교점의 상품기획(MD)을 개편했다. 리뉴얼의 초점은 가브리엘라 허스트·메종 마르지엘라·오프화이트 등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신(新)명품’ 브랜드군을 강화하는 데 맞춰졌다.

20·30대 전용 VIP 라운지 ‘YP하우스’의 콘텐츠도 강화했다. 이곳은 연간 수억원을 쓰는 높은 등급의 VIP라도 1985년 이전에 태어났다면 입장할 수 없다. 판교점은 이곳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엔 다쿠아즈와 커피 등을 제공하는 디저트 타임을 열고, 평일 오후 5시 이후엔 젊은 직장인 VIP를 겨냥해 와인과 무알콜 맥주를 제공한다. 인근에 사는 젊은 부자들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사랑방’을 자처한 것이다. 최근엔 럭셔리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와 골프복 브랜드 ‘말본골프’의 컬래버레이션(협업) 제품을 소개하고 참석자들을 프로 골퍼와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2030은 이미 명품 소비 '큰손'
2030세대에 한해 VIP 허들을 낮춰주는 경우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부터 20·30대를 타깃으로 한 VIP 등급 ‘레드’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구매 금액으로 선정하던 기존 VIP 제도에서 벗어나 분기별 기준에 따라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VIP 혜택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 아카데미에서 클래스를 들을 경우 10%를 할인해주고 전 점포에서 VIP 전용 ‘멤버스 바’도 이용할 수 있다. 맛보기 체험을 통해 ‘충성고객’으로 만들려는 전략이다.

백화점 업계가 20·30대 VIP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반적인 소비 침체에도 이들이 여전히 명품 소비의 ‘큰 손’이어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중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9.3%에 달했다. 2022년(49.5%)과 비슷하고 2020년보다는 7.1%포인트가 올랐다.

여기에 다른 유통업계와 비교해도 백화점의 경우 젊었을 때 머릿속에 잡힌 이미지가 유독 오래 간다는 특성도 작용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20·30대 때 VIP가 되는 경우 평생 VIP인 경우가 많아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사로잡았을 때의 ‘록인 효과’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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