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에 전달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세부지침’엔 ‘조세지출 예산과의 유사·중복 여부 사전 점검’ 항목이 신설됐다. 재정지출 사업을 검토할 때 정책 목적과 수혜 대상이 비슷한 세제 지원이 있는지, 지원 규모는 얼마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항목이다.
부처는 소관 세제 지원 예산 리스트와 도입 목적, 수혜 대상, 감면 내용, 근거 규정, 적용 기한, 연도별 실적 및 전망 등을 파악해 예산 요구서를 작성해야 한다. 부처는 이 지침을 참고해 오는 31일까지 내년도 예산 요구서를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소위 ‘숨은 보조금’이라고 불리는 조세지출이 최근 크게 늘어나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예상 조세지출은 총 77조1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75.3%(33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지출과 조세지출이 이중으로 지원되는 경우 어떤 방식이 더 효율적인지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8459억 들여 면세유 혜택 주고 공익직불제로 보조금까지 지원
중소기업 조세지출도 재검토가 필요한 분야다. 올해 기준 중소기업 조세지출 규모는 19조4000억원으로 전체 조세지출의 25%에 달한다. 2020년 12조9000억원이었던 중소기업 조세지출이 4년 새 약 50% 급증했다.
조세지출은 특정 목적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하지만,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 등 때문에 일몰이 계속 연장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1986년 도입된 ‘농업용 석유류 간접세 면제’ 조세 특례는 여덟 차례 일몰이 연장되면서 2026년까지 40년간 유지되고 있다. 1989년 도입된 농어민 기자재 부가세 영세율(0%)도 일몰이 내년 말까지 아홉 차례 연장됐다. 장기간 일몰이 연장되는 과정에 부작용도 발생한다. 농업용 면세유의 경우 불법 유통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글로벌 탄소 중립 정책 기조와도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재정지출과 세제지원을 통폐합할 경우 재정 건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재부 자문위원회인 중장기전략위원회가 제안한 ‘가족수당’이 대표적이다. 위원회는 아동수당, 부모급여, 자녀 세액공제 등 흩어져 있는 현금성 재정과 세제지원을 통폐합해 효율화하자고 제안했다. 박노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세지출은 수요 추정이 쉽지 않아 불투명하고, 법으로 이뤄지다 보니 경직성도 강하다”며 “국가 재정 운용 관점에서 보면 재정지출을 기본으로 두고 조세지출로 보완한다는 원칙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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