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1년 9개월 만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25분간의 국민보고 이후 75분 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소통'에 방점을 찍으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돌아온 건 야권의 맹비난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윤 대통령의 회견이 끝난 지 5분도 안 된 시점에 브리핑을 내고 "고집불통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 시간은 11시 40분께다. 민주당은 기자회견이 끝나기도 전에 윤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브리핑 시간은 11시 45분이었다. 이날 오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긴급 입장 발표를 진행하겠다고 공지한 것 역시 비슷한 시간이었다.
브리핑 내용은 비판 일색이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국민보고는 우리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며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왜 70%에 가까운 국민께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지하지 않는지, 왜 총선에서 국민께서 심판했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며 "이어진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역시 한 치도 예상을 비켜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기대가 없었고, 일찍이 비판으로 가득한 논평을 준해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찬대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후 진행한 긴급 입장 발표에서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몹시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고 못 박았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회견 내용 일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 신설'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전향적으로 찬성한다"고 했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폐지 협조 요청에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반응을 두고 '답정너'식 비판이라며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양자 회담 직후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었기 때문이다.
영수 회담에 배석했던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수 회담에 대해서 크게 기대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가 요구가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거절한 것이 민주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재옥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영수회담이 열리기 직전 "민주당이 답을 미리 정해놓고 대통령은 대답만 하라는 '답정너'식 요구는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첫 영수회담은 '답정너'식 회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조국혁신당은 전과 비교해 이날 기자회견은 '양호했다'고 평가했고, 비판은 "질문 기자 선정 방식이 유치하다"고 지적하는 정도에 그쳤다.
윤 대통령에게 날카롭게 각을 세워 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윤 대통령의 회견에 대해 "70~80점은 드리겠다"며 후하게 평가했다. 이 대표는 1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용기 있게 소통에 나선 것은 액면가 그대로 굉장히 좋게 평가한다"며 "속 시원한 답변을 못 하신다 정도였지, 위기의식은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조심스럽게 윤 대통령의 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긴 시간 질의응답에 응하며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소통 방식에 일부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뭘 해도 비판하겠다'는 민주당의 행태를 엿본 게 아닌가 싶다"면서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는 더 많은 의석을 가지게 된 만큼, 좀 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국정 운영의 파트너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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