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2법 시행 전으로 복구"…전셋값 진정될까

입력 2024-05-14 11:24   수정 2024-05-14 11:25


전셋값 폭등의 주범으로 꼽히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폐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2법 폐지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일 세종 국토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만들어진 임대차 2법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임대차 2법과 관련해 (법 시행 전으로) 원상 복구하는 것이 옳다"며 "다만 국회 상황상 법 개정이 어려우니 문제점을 줄일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임대차 2법으로 신규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임대차 2법이 현재 전세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22대 국회에서 임대차 2법을 원상 복구하기 위한 입법 활동을 향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법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을 골자로 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기존 2년이던 임대차 기간은 '2+2'로 늘려 4년 거주를 보장하고 전월세 상한제는 재계약 시 임대료 상승 폭을 직전의 5%로 제한했다.


법 시행으로 전세 만기 시점이 4년으로 길어지자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공급이 줄면서 자연스레 가격도 치솟았다. 임대료 인상이 제한된 갱신 계약과 제한이 없는 신규 계약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시장에서는 이중, 삼중으로 전셋값이 형성되는 문제도 벌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 17층은 2021년 7월 보증금 8억61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같은 날 15층은 13억7000만원에, 직전 달인 6월엔 13층은 11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같은 면적, 비슷한 층인데도 가격대가 8억·11억·13억으로 나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임대차법 폐지가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시점을 살펴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등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법을 손질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폐지하더라도) 당장 전세시장이 안정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위원은 "서울의 경우 입주 물량 부족 등으로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이다. 임대차법이 갑자기 폐지된다면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아직 전면 폐지를 논의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임대차법에 오류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미 시행 4년이 지나 시장에 안착한 상황"이라며 "갑자기 법 시행 이전으로 되돌린다면 전세 시장이 다시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22대 국회에서 추진한다고 했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실제로 가능할 지 의문"이라며 "임대차법 폐지를 추진하는 것이 괜히 시장에 혼란만 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지난주까지 1년 동안 오르면서 전고점의 84% 선을 회복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도 기준선을 넘어섰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0.1로 2021년 11월 마지막 주(100) 이후 2년 5개월여만에 기준선을 웃돌았다. 집을 내놓은 집주인보다 세입자들이 더 많아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단 의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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