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안 팔릴 수가"…탕후루 가게, 결국 터질게 터졌다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4-05-14 19:32   수정 2024-05-14 19:50


인기 중국 간식으로 부상했던 탕후루의 위기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올해 누적 폐업 점포 수가 개업 점포 수를 앞선 것이다. 집계 이래 폐업 점이 개업 점보다 많아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월평균 폐업점포 수는 지난해 4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현재 영업 중인 전국 탕후루 매장 76%가 지난해 개업했을 정도로 단기간에 매장 수가 급증한 만큼, 전문가들은 유행이 지날수록 자영업자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개업은 확 줄고 폐업은 확 늘고
14일 한경닷컴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날 기준 올해 전국 탕후루 누적 개업점포 수는 71곳, 누적 폐업 점포 수는 118곳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탕후루 폐업 점포 수가 개업 점포 수를 앞지른 현상은 집계 이래 처음 관측된 현상이다.

지난해에 월평균 114.5개 매장이 개업했는데, 올해 4월까지는 월평균 16개 매장이 개업했다. 개업이 약 10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현재 영업 중인 전국 1607곳 중 76%가 지난해 개업했다.

반면 폐업 점포 수는 전년 월평균 6곳에 그쳤으나, 올해는 지난 4월까지 약 25곳으로 급증했다. 5월에도 지난 12일까지 약 15곳이 벌써 폐업을 신고한 상태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버틸 만큼 버텼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유명 탕후루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한 점주 A씨는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이라 월세가 1000만원에 달해도 매출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올해부터 타격이 크다"며 "업종을 요거트로 변경할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점주 B씨도 "상권이 워낙 좋아서 창업을 했는데 매출이 들쑥날쑥하다"고 했다.
SNS선 멀어지는데…경쟁·물가 압박↑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디저트류 트렌드는 바이럴(온라인 확산)에 따라 변화하곤 하는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탕후루 언급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9월 최고점을 찍은 탕후루의 소셜(X(옛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합산) 언급량(12만8931건)은 지난 4월 1만6521건으로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유행과 함께 탕후루 개업 점포 수가 월 100건을 넘어서기 전인 지난해 5월 언급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은 월세 부담도 높은데다 경쟁까지 치열해 상황이 더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개업한 탕후루 매장 중 경기가 29%, 서울 17%, 인천 7%에 달해 수도권에만 53%가 몰려있다. 인구 비중을 감안하면 가능한 결과지만 여전히 너무 과하다는 게 전문가들과 업계 판단이다.

일부 매장들은 탕후루만 취급하지 않고 영업하는 위치에 따라 다른 메뉴도 취급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개업한 탕후루 매장 중 57곳은 매장을 커피숍으로 등록했고, 28곳은 중국식으로 등록했다. 중국식으로 등록한 곳 중 상당수는 마라탕이나 양꼬치 등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 같은 기간 분식으로 등록한 곳은 21곳, 한식 12곳, 아이스크림 7곳도 있었다. 이밖에 경양식 3곳, 호프/통닭 1곳, 일식 1곳, 정종/대폿집/소주방 1곳 등도 있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디저트 문화는 SNS에 영향을 받는 만큼 유행 주기가 굉장히 짧다"면서 "최근 과일 가격 등 물가 상승 압력도 탕후루 매장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에 창업이나 매장 운영에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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