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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세 둔화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로 마감했다. 오픈AI와 구글이 잇따라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이며 혁신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이어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이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증시가 활기를 보였다. 다만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어, 경기에 대한 불안감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둔화된 물가 상승률...에브리씽 랠리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7% 오른 5308.1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 종가가 5300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0% 상승한 16,742.39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88% 오른 39,908.00에 각각 마감됐다. 이날 3대 지수는 모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S&P500 지수는 23번째, 다우 지수는 18번째, 나스닥 지수는 8번째로 각각 종전 기록을 경신했다.오픈AI가 사람의 음성으로 감정을 알아차리는 챗GPT를 선보인 데 이어, 구글도 인공지능 검색 등 신기술을 발표하는 등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빅테크 기업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AMD는 4.25%, 엔비디아는 3.58%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알파벳(구글) 애플은 1%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15% 상승했다. 다만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기업 가운데 아마존은 약간 내렸고, 테슬라는 2%대 낙폭을 기록했다. 메타(페이스북) 2%가량 상승했다.
금리인하 기대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10년물 미 국채는 전일 대비 0.09%포인트 내린 연 4.354%의 수익률에 거래됐다. 2년물과 30년물 수익률도 하락했다. 건설업종 주가는 모기지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원자재 가격도 랠리를 이어갔다. 구리 가격은 또 한번 신기록을 세웠고, 은은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6만6000달러대로 상승했다.
파월 "금리 인상할 것 같지 않다"
이날 지수 상승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전월 대비 상승률이 0.1%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 중앙은행(Fed)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에리카 그로센(Erica Groshen) 코넬대 산업노동관계대학원 수석경제고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매우 위안이 되는 보고서"라며 "경기 연착륙을 기대하는 시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과 같은(0.0%) 7052억달러로 집계됐다.파월 Fed 의장은 전날 발언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파월 의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대담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는 느리지만 전월 대비 기준 인플레이션이 작년 말의 낮았던 수준으로 다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료에 근거할 때 Fed의 다음 조치는 금리 인상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하 확률은 75.3%로 높아졌다.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2주 전까지만 해도 Fed가 9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50% 이하라고 봤다.
기업 파산 급증...경기 불안감도 높아져
증시에 부정적인 소식도 있었다. 마냥 '그래서 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좋은 뉴스로 받아들이기 힘든 조짐으로 해석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S&P 집계에서 지난달 전 세계 기업 채권 디폴트 건수가 2020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8건의 디폴트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10곳이나 포함돼 있었다. 미국 기업 채무불이행 규모는 71억 달러에 달했다. 정보기술(IT) 기업 '커버리지원' 홀딩스와 패션 소매업체 '익스프레스' 등이 채무 상환에 실패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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