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도 코드 커팅"…유료방송 가입자 첫 감소

입력 2024-05-16 19:08   수정 2024-05-23 17:07

국내 유료 방송 가입자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늘면서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코드 커팅’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늘어나는 1인 가구 수요에 힘입어 성장하던 인터넷TV(IPTV) 서비스 시장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도 하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을 1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는 3631만106명으로 전기 대비 3만7389명(0.1%) 감소했다. 유료 방송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이 조사가 이뤄진 2015년 하반기 이후 처음이다.

IPTV 가입자는 2092만5902명으로 전체의 57.63%에 달했다. 다른 유료 방송과 달리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 하반기 IPTV 가입자의 전기 대비 증가율은 4.38%에 달했지만 2022년 하반기에는 1.79%, 작년 하반기에는 0.54%로 낮아졌다. 케이블TV(SO) 가입자는 1254만1500명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0.71% 줄었다. 위성방송 가입자도 2.04% 감소한 284만2704명에 그쳤다.

사업자별로는 KT가 882만7392명(24.31%)으로 가장 많았다. SK브로드밴드(IPTV)가 668만4857명(18.41%), LG유플러스가 541만3653명(14.91%)으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 19세 이상 유료 방송 이용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료 방송 이용자의 37%가 유료 방송을 해지하고 OTT를 이용하는 코드 커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드 커팅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TV를 보는 일이 줄어서’(31%)와 ‘TV에 볼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30%)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OTT로 충분해서’(27%)와 ‘요금이 부담돼서’(26%)란 답변 비중도 높았다. 실제 조사에서 TV 시청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으로 스마트폰(4.8시간)의 절반 이하였다. TV 시청 시간의 28%는 OTT를 보는 데 할애하고 있었다. 30대의 OTT 시청 비율은 39%에 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인터넷만 연결하면 OTT 시청이 가능한 스마트TV가 보편화하면서 OTT 위주의 시청자가 매달 요금을 납부하며 유료 방송을 유지할 이유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유료 방송업계는 실적 악화와 OTT 이용자 증가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가입자가 지속해서 줄고 있는 케이블TV업계의 불안감이 크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주요 케이블TV 업체의 방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2.6%에서 2022년 1.2%로 하락했다.

협회는 지난달 비상경영대책회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케이블TV는 지역 단위 허가사업자로 IPTV나 OTT 같은 경쟁 사업자보다 다양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30여 년 전 부여받은 지역 채널 운용 의무로 인해 투자비가 늘고 있어 존폐 위기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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