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하더니 쓰러진 친구"…이경규 아찔했던 경험 [건강!톡]

입력 2024-05-18 14:11   수정 2024-05-18 18:40


최근 배우 전승재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의식 불명 상태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KBS '고려거란전쟁' 촬영 대기 중 쓰러져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으나 3개월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입시 강사 '삽자루' 유형철 씨는 2020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투병 생활을 지속하다 최근 세상을 떠났다. 원로배우 오현경도 뇌출혈로 투병하다 별세했다.

이경규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안동에서 치과 하는 친구가 있는데 친구가 '경규야 생일 축하해'라고 한 뒤 말이 어눌해지더니 그대로 쓰러졌다"며 "뇌출혈이 왔는데 내가 친구를 업고 뛰어서 골든타임에 병원에 잘 도착해 살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을 공유했다.


뇌혈관질환을 포괄하는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병이다. 국내에서만 연간 10만명 이상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파른 고령화 추세에 환자와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뇌를 유지하는 데는 전체 에너지의 25%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뇌 안엔 다수의 혈관이 분포되어 있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혀 뇌 일부가 손상되면 '뇌경색'이고, 뇌혈관이 파열돼 뇌 속에 혈액이 고이면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분류한다.

신경과 전문의 박지현 세란병원 부원장은 "두통은 뇌경색보다는 뇌출혈에서 좀 더 많이 발생한다. 뇌경색은 크기가 크면 두통이 올 수 있는데 대게 마비 증상이 동반된다. 뇌출혈은 두통 단일 증상이 많다. 뇌졸중 시 두통이 왔을 때는 뇌출혈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뇌를 감싸고 있는 막 중 가장 안쪽의 미세한 막을 지주막이라고 한다. 박 부원장은 "지주막 아래 혈관 벽이 다양한 원인으로 약해지고, 꽈리모양처럼 혈관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는데 이런 경우를 뇌동맥류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는 보통 그 자체로 두통을 일으키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고 크기가 커지면서 압력을 이기지 못해 파열에 이르면 지주막 아래로 대량의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박 부원장은 "지주막하 출혈은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굉장히 갑자기 발생하지만 오랜 시간 뇌동맥류가 자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10년, 20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뇌동맥류가 발견되었으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잘 관리를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치료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뇌동맥류가 커지는 원인은 흡연과 혈압이다. 박 부원장은 금연하고 혈압을 잘 조절하며 1~3년 사이 추적 관찰을 하면 된다고 설명하며 "필요 없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부연했다.

뇌출혈의 전조증상으로 알려진 '두통'은 바로 이때 오는 것이다. 뇌동맥류가 터져 지주막 출혈이 발생하면 1분 이내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한 최고조의 두통을 야기한다. 박 부원장은 "금방 자각이 가능할 정도의 센 두통"이라며 "지주막 출혈이 발생하면 3분의 1 정도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아니면 심장 마비가 오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지주막 출혈이 발생하기 전 '경고 두통'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박 부원장에 따르면 미세한 양의 출혈이 있게 되면 강도가 세지 않지만, 평소와는 다른 두통이 지속된다는 것. 그는 "이 단계에서 치료하지 못하면 파열로 가면서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 된다"며 "혹시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거나 갑작스러운 벼락 두통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젊은 층은 외상으로 인한 경막밑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중장년층은 가벼운 부딪힘에도 천천히 피가 고여 경과를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박 부원장은 "머리가 띵해서 있었는데 나중에 병원에 가보니 출혈이더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10~20%가량은 전조증상을 모르고 지나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뇌졸중 증상은 짧게는 10분에서 수 시간까지 지속되며 증상이 사라지는 '일과성 뇌허혈증'도 있고, 특히 어지럼증으로 발생하는 뇌졸중의 경우 30%는 전조증상을 모르고 지나가기 쉽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뇌졸중은 시간 싸움이다. 빠른 대응이 중요한데도 치료 시기를 놓쳐 심각한 후유장애를 안고 사는 환자가 적지 않다. 박 부원장은 "뇌졸중 발병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평소 초기 증상을 숙지하고 이상이 느껴졌을 때 발 빠르게 대처하여 골든타임을 꼭 사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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