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매물 SK IET, LG·포스코·롯데도 '냉랭'

입력 2024-05-20 16:31   수정 2024-05-21 10:18

이 기사는 05월 20일 16: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적자가 쌓이고 있는 배터리 자회사 SK온 구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몸값이 4조에 달하는 배터리용 분리막 생산 자회사인 SK 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매각하는 카드도 일찌감치 꺼내들었지만 과도한 몸값 탓에 현실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연초부터 SK IET 매각 가능성을 두루 살폈다. 공식적으로 자문사를 뽑아 절차를 밟는 방식이 아닌 주요 IB들을 통해 주요 원매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의사를 묻는 방식(Banker's Idea)으로 수요 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사업을 꾸리는 LG, 포스코, 롯데 등에 모두 접촉했지만 "관심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매각 절차는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SK IET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3조7360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지분(61.2%)가치로만 2조2800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674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회사는 2022년 522억원 손실을 냈다가 작년 320억원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손실 구간에 직면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롯데 등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그룹이 인수하면 기존 SK온배터리에 공급하는 물량 외에도 삼성, LG 배터리에도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어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지만 몸값 대비 수익성이 너무 저조해 진지하게 검토하는 곳이 한 곳도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SK IET 매각을 그룹 전반에서 시작된 'SK온 구하기'의 시작으로 점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선 지크 등 윤활유를 제조하는 SK엔무브와 SK온을 합병한 후 상장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9995억원을 거두는 등 캐시카우인 SK엔무브의 현금창출력을 토대로 SK온의 적자 구조를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오너 일가의 지시로 해당 방안이 장기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2021년 SK엔무브에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0%를 보유 중인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솔루션(IMM CS)의 동의를 구해야하는 점이 과제였다. 수년동안 적자가 유력한 SK온을 떠안는 구조에 대해 FI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 내부적으론 SK IET 매각 대금으로 IMM CS이 보유한 SK엔무브 지분을 되사준 후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을 진행하자는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첫 단계인 SK IET 매각이 삐걱거리면서 SK이노베이션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사업간 시너지가 전혀 없는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이 애초에 불가능하지만 오너 일가의 지시인 탓에 사내에서 반대 의견을 잘 내지 못했던 분위기도 있다"며 "SK IET 매각이 쉽지 않은 점을 명분으로 들면서 좀 더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선회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