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에 실종…최고지도자 "국정 혼란 없어" [종합]

입력 2024-05-20 03:17   수정 2024-05-20 03:18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사진)이 탄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추락해 구조대가 급파됐다. 사고 지역 기상 문제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라이시 대통령의 신변 이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라이시 대통령의 안전을 기원하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정에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이란 국영방송(IRIB)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이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초기에 사고 상황을 '헬기 비상착륙'으로 보도했으나 내무부 확인 후 '추락'으로 변경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사고 헬기 수색과 구조를 위해 모든 자원과 병력 동원령을 내렸다.

이란 내무부는 악천후와 험한 지형으로 구조대의 접근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날이 저문 상황에서 비와 짙은 안개로 인해 구조 헬기와 드론을 띄우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 이에 구조대가 도보로 접근하는 만큼 사고 헬기 추락 지점 파악과 탑승자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사고 접수 후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다"면서도 "악천후와 험한 산악 지형 때문에 수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동아제르바이잔주에서 댐 준공식에 참석한 후 헬기로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에는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에너지 장관 등도 함께 탔다고 국영 IRNA통신은 전했다. 이날 대통령 일행은 모두 3대의 헬기를 이용해 이동했고, 이 중 대통령이 탑승한 1대가 추락했다. 이란 국영 TV는 악천후가 사고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나머지 2대의 헬기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는 라이시 대통령의 안전을 기원하는 한편 국정 혼란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나섰다. 이란 국영 IRNA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라이시 대통령의 안전을 기원하다"면서도 "이번 사고가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이란 국민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내 강경보수파인 라이시 대통령은 사법부 수장을 지낸 인물로 2021년 8월 제13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하메네이의 측근으로 여겨지며 이란 내 반(反)서방 기조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서는 사고 수색과 구조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과 유럽도 이번 사고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 사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태운 헬기가 예기치 않게 비상 착륙했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며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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