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회고록 자화자찬 역풍…김건희 특검 반격카드 줬나

입력 2024-05-20 14:18   수정 2024-05-20 14:19



"영부인께서 대한민국 공군 1호기 에어포스원을 혼자 타시고 인도에 갈 때부터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2022년 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발언)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과 관련해 국가 정상 배우자의 첫 단독외교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국민의힘은 20일 대통령 퇴임 2년 만에 책을 발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을 책을 출간했는데 국민들의 울화통으로 반응이 뜨겁다. 정신 승리만 가득한 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버킷리스트 챌린지가 어떻게 배우자의 단독 외교라고 하냐"면서 "이는 해괴하기 그지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 악의적 왜곡이라 변명하는 등 거짓말을 진실로 둔갑했다"며 "(영부인의) 단독 외교가 아닌 김 여사가 사적인 이유로 인해 4억원의 혈세가 집행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여권 "인도 방문에 세금 낭비…文 참회록 써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버킷리스트 관광 논란이 일었던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우리나라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며 치켜세웠기 때문인데 언어도단이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이처럼 '어이가 없어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 이유는 "김정숙 여사는 업무상 횡령·배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인도 방문에 예산 3억7천만원이 들었는데 대통령 전용기를 띄우는 데만 2억5천만원이 들어 직권남용으로 세금을 낭비했다는 고발이 접수됐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대통령이 없는데도 대통령 휘장을 달면서 훈령 위반이라는 지적받았고 문체부 장관이 갔으면 2천6백만원이면 됐을 예산이 15배로 불어났으며, 청와대 요리사 등 직원 13명을 수행시켜 구설에 올랐다"면서 "문 전 대통령은 타지마할 세금 낭비에 대해 회고록이 아닌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마땅하다. 국민을 우롱하는 경거망동을 삼가고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안철수 의원도 "회고록에서 몽상가적 대북정책에 대해 철저한 반성부터 해야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이 써야 할 것은 참회록"이라고 주장했다.

◆ 文, 회고록 통해 "나랏돈으로 관광여행한 것 아냐" 주장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2018년 인도 방문 시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때 꼭 와달라 초청했으나 재차 방문이 어려워 고사했더니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다시 초청해왔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래서 아내 김정숙 여사가 대신 참석한 것"이라며 "지금까지도 나랏돈으로 관광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이 배우자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에는 한 언론사가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라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이 취임 뒤 19차례 해외 일정을 소화했는데 유독 관광지를 즐겨 찾았다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가 청와대와 충돌했다. 당시 청와대는 정정 보도를 요청하며 소송했지만 결국 패소했고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다.

◆ 배현진 "인도에 요청한 '셀프 초청'" 국정감사서 확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외교부가 김 여사를 초청해 달라는 의사를 인도 측에 먼저 타진한 '셀프 초청' 사실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2018년 9월 외교부 문서에 따르면 인도 관광차관은 도종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초청했는데, 외교부가 다음 달인 10월 김 여사의 참석 의사를 타진했다는 주장이다.

긴급하게 예비비 4억 원이 투입됐지만 예산 신청 내역·출장 결과 보고에서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 일정이 누락돼 있고, 대통령 휘장이 노출된 공군 2호기를 이용해 방문에 나선 점 등에 대한 부분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18년 10월 29일 김 여사의 인도 방문과 관련한 예비비 신청 뒤 다음 날 곧바로 국무회의 의결이 이뤄진 부분에 대한 의혹도 여전하다.

배 의원은 2022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 회의에서 "기재부에 신청된 예비비 신청표를 보면 일정에 타지마할이 없으며, 문체부 장관에게 보고된 최종보고서에도 타지마할 방문 일정이 없다"며 "예비비 배정에 일정을 허위로 보고해서 예산을 배정받았다는 증거"라고 지적한 바 있다.

◆ 박지원 "첫 사례 아냐" 국민의힘 "김정숙 여사 먼저 특검해야"

야당 내부에서도 문 전 대통령의 '첫 단독외교' 표현이 사실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영부인 단독 외교는) 처음이 아니다"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님이 유엔총회 초청을 받아 연설하러 갔었다"고 정정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김 여서의 출국 관련 보도만 봐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당시 "대통령 부인이 단독으로 해외를 방문하는 것은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미국 뉴욕 방문에 이어 16년 만이라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여러 기사로 소개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김건희 특검으로 정부와 여권을 밀어붙이던 차에 이에 '김정숙 특검'이라는 반격 카드를 문 전 대통령 스스로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통령 부인에 대해 특검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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