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빈틈 파고드는 에어버스 "UAM 등 韓과 협력 확대"

입력 2024-05-26 18:55   수정 2024-05-27 02:06

에어버스와 한국의 인연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항공은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74년 비유럽권 항공사 중 처음으로 에어버스의 와이드보디 항공기인 A300B4를 주문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 회장이 대한항공 근무를 시작했던 해다.

올해 국내 항공업계에 또 다른 이정표가 생겼다. 대한항공이 지난 3월 137억6520만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해 에어버스 중대형 항공기 A350을 33대 구매했다. 대한항공이 그동안 보잉과 에어버스 구매 비중을 6 대 4 정도로 유지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의 보잉 787 추가 구매 계획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보잉의 잦은 사고가 도마에 오르자 에어버스가 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월 부임한 우터 반 베르슈 에어버스 인터내셔널 글로벌총괄 대표(수석부사장·사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첫 출장지로 한국을 택한 것도 보잉의 빈틈을 파고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23일 서울 에어버스코리아에서 만난 베르슈 대표는 “대한항공이 A350을 선택한 건 미래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기 위한 기술적 역량과 효율성, 무게, 가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잉과의 직접 비교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올해 에어버스의 전 세계 항공기 납품 규모가 800대로, 전년(735대)보다 크게 늘었다”며 “현재 수주 잔고는 8600대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에어버스는 한국 기업 30여 곳에서 부품을 구매하고 있다. 그 규모는 6억달러(약 8200억원)에 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등 대기업뿐 아니라 수성기체산업, 삼코 등 중소기업도 에어버스에 날개 패널 구조물 등 중요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베르슈 대표는 “에어버스의 수주가 늘면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어버스는 10일 한국 연구개발(R&D)센터인 ‘에어버스 ITC’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산업통상자원부와 체결했다.

베르슈 대표는 “한국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은 매우 흥미롭고 잠재력이 크다”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지난 3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인 ‘시티 에어버스 넥스트젠’의 초기 버전을 공개하는 등 UAM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르슈 대표는 “에어버스는 독일에서 시티 에어버스라는 UAM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제품이 더 성숙해지면 한국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품 개발과 함께 포괄적인 생태계와 환경을 함께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한국의 UAM 관련 규제라는 측면에서 복잡성이 존재하고, (인프라 구축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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