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영상검사서 림프절 전이 없다면 침습 검사 안해도 돼"

입력 2024-05-27 15:23   수정 2024-05-27 15:25



폐암 환자 영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 징후가 뚜렷하지 않다면 환자 부담이 큰 침습검사를 추가로 하지 않아도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홍관·전영정·김진국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와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비소세포폐암 수술 환자 4545명을 분석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폐암이 의심될 땐 흉부 종격동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신 마취 후 흉골 아래로 내시경을 삽입하는 종격동경검사와 기도를 통해 폐 안쪽 림프절을 초음파로 살펴보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 등을 하게 된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양전자단층촬영(PET-CT) 등으로 림프절 전이를 판단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시행되던 보완 검사다.

하지만 종격동경검사와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작은 바늘을 활용하기 때문에 3~5㎜ 보다 작은 병변을 찾는 데엔 한계가 있다. 기관지내시경초음파 경험이 많아도 영상검사에서 이상이 없던 환자에게서 전이를 발견할 가능성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민감도 49%)는 게 한계였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레지스트리에서 2008년 1월 2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지만 영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지 않았던 환자를 모아 분석했다.

이들을 수술 전 침습적 림프절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887명)와 받지 않은 비시행 환자(3658명)로 나눠 살펴봤더니 5년 전체 생존율과 무진행 생존율 모두 차이가 없었다.

5년 평균 생존율은 시행 환자는 73.9%, 비시행 환자는 71.7%로 시행 환자가 근소하게 앞섰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5년 무진행생존율은 시행 환자 64.7%, 비시행 환자 67.5%였지만 이것도 의미 있는 차이가 아니었다.

연구팀은 수술 전 림프절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 863명을 추가 분석했다. 이들 중 수술 후 병리검사를 통해 림프절 전이(N2)가 확진된 환자는 91명이었는데 수술 전 림프절 조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를 발견한 환자는 30명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수술 전 검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예기치 못한 림프절 전이가 발견된 환자는 대부분 미세전이이기 때문에 수술 전 검사 여부가 생존율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홍관·김진국 교수는 "폐암 환자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없을까 고민하다 진행한 연구"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영상검사에서 전이 소견이 없다면 막연히 불안을 잠재우려 수술 전 검사를 하기보단 바로 수술이나 방사선 등 예정된 치료를 진행하는 게 환자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 자매지인 ‘이클리니컬메디신(인용지수 15.1)’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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