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매물에 이틀간 90포인트 급락…바이오·밸류업은 살았다

입력 2024-05-30 15:55   수정 2024-05-30 16:09


코스피가 26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이 이틀째 조단위 현·선물 ‘매물 폭탄’을 던지면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6%를 돌파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를 촉발했다.

3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1.86포인트(1.56%) 내린 2635.4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8일 2722.85를 기록한 뒤 이틀 동안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2600선 붕괴 가능성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외국인이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주식 7838억원어치와 코스피200 선물 62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현·선물 매도 규모가 1조4082억원이다. 전일에도 현·선물을 합쳐 2조682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매도는 기관의 현물주식 매도로 이어진다. 프로그램매매에서 선물을 매수하면서 자동적으로 현물 주식을 팔기 때문이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493억원어치 현물주식을 팔았다.

개인이 1조193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지는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26% 하락해 7만35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20만원선을 내주고 19만5700원까지 떨어졌다. 낙폭이 3.36%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각각 4.09%와 5.4% 하락했다. S&P글로벌이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한 영향이 이어지면서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KB금융은 각각 0.69%와 0.77% 상승했다.

SK는 9.26% 급등했다. 장 막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노 관장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재판부가 노 관장이 SK 가치 증대에 기여했다고 인정하면서 SK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점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6.46포인트(0.77%) 하락한 831.99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장에서는 개인이 1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04억원어치와 2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클래시스와 펄어비스만 상승했다.

HLB가 6.96% 하락했다. 알테오젠과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1.15%와 0.66% 빠졌다. 다만 HLB에서 빠져 나온 수급이 다른 바이오 종목으로 옮겨가면서 제이엘케이가 19.99%, 강스템바이오텍이 19.41%, 유틸렉스가 7.54%, 오스코텍이 3.3%, 파마리서치가 4.83% 상승했다.

2차전지 소재주들도 장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했다. 테슬라의 2170(지름 21mm에 길이 70mm) 배터리 성능 업그레이드에 한국산 소재 적용이 확대될 것이란 호재성 소식이 전해졌지만, 2차전지섹터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신저가 행진이 발목을 잡았다. 테슬라 이슈와 관련해서는 실리콘 음극재 적용으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대주전자재료가 14% 급등했다.
반도체 소부장주도 약세였다. 리노공업은 2.39%, HPSP는 2.99% 하락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4원(1.05%) 급등한 달러당 1379.4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금리 급등 때문이다. 간밤 진행된 미 재무부의 국채 7년물 입찰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619%까지 치솟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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