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달 착륙선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 6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달 뒷면 착륙과 샘플 채취는 우주 최강국인 미국도 이루지 못한 성과여서 향후 우주 패권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CTV는 "샘플 채취 완료 후 창어 6호 착륙선은 갖고 있던 오성홍기를 달 뒷면에서 성공적으로 펼쳤다"며 "이는 중국이 처음으로 달 뒷면에서 독립적으로 국기를 내보인 것으로, 이 국기는 신형 복합 소재와 특수 공정으로 제작됐다"고 했다.
궤도선·착륙선·상승선·재진입모듈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 창어 6호는 세계 최초 달 뒷면 토양·암석 샘플 채취를 목표로 지난달 3일 발사됐다. 발사 당일 달 궤도에 진입한 뒤 약 30일간 달 주변 비행을 수행하며 착륙을 준비했고, 지난 2일 목표 지점인 달 뒷면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했다.

CCTV는 창어 6호의 핵심 임무인 지능형 샘플 채취 과정에 대해 "탐사선은 달 뒷면의 고온을 견뎌내고, 드릴을 이용한 시추와 기계 팔을 이용한 표면 채취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샘플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또 착륙선에 탑재된 착륙 카메라와 파노라마 카메라, 달 토양 구조 탐지기, 달 광물 스펙트럼 분석기 등이 정상 작동해 계획대로 달 표면 탐사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창어 6호가 싣고 간 유럽우주국(ESA)의 달 표면 음이온 분석기와 프랑스의 달 라돈 탐지기 등도 정상적으로 가동됐고, 착륙선 상단에 달린 이탈리아의 레이저 각 반사기는 달 뒷면 거리 측정에 쓰였다고 CCTV는 설명했다. 토양과 암석 등 총 2㎏가량의 시료를 채취한다는 목표로 발사됐던 창어 6호는 이달 25일께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총 39개국이 참여한 다국적 달 개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을 주도하고 있다. 2026년 인간을 달에 보내고, 이르면 2020년대 후반에 달 기지를 짓는 것이 목표다. 중국은 이에 맞서 2030년 유인 착륙, 2030년대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에 사람을 달에 착륙시켰고, 중국은 2004년에서야 달 탐사를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추격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평가다.
달과 관련해 미중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직접적인 이유는 광물자원이다. 달에는 핵융합 발전의 원료인 헬륨3가 100만t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헬륨3 1g은 석탄 40t과 비슷한 에너지를 낸다. 전자기술에 꼭 필요한 희토류 등 또 다른 자원도 달에 다량 존재한다.

풍부한 인재풀을 구축한 중국은 달 탐사 계획도 착착 진행 중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달 탐사 계획 '창어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성과를 냈다. 2007년 창어 1·2호는 달의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의 3D 지도를 만들었다. 2013년에는 창어 3호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 2020년 말에 발사한 창어 5호는 1m 깊이의 구멍을 파 암석 표본 2㎏을 싣고 귀환했다. 2028년께 발사할 창어 8호는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해 달 현지 토양 등을 3D 프린팅으로 가공하는 등의 실험에 나선다.
장하이롄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 부총사는 지난해 7월12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제9회 중국 상업우주정상포럼에서 "2030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실현해 과학탐사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 총설계자인 우웨이런 중국공정원 원사는 "미국이 중국의 우주 개발을 억압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달과 행성 탐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자신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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