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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외면하고…부동산 PF에 열 올려 기업대출 20조 늘렸다

입력 2024-06-12 18:35   수정 2024-06-13 01:54

새마을금고가 관리형 토지신탁, 공동대출 등 부동산 개발 대출을 급속도로 불린 배경에도 ‘깜깜이 공시’가 있다. 금융당국이 매 분기 은행·보험·저축은행 등 업권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와 연체율을 발표하지만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 대출 관련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다. 외부 견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마을금고는 본업인 가계대출을 외면한 채 기업대출만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06조668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월(87조6378억원)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19조원(21.7%) 넘게 불어났다. 반면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규모는 2022년 1월 66조2198억원에서 올해 3월 59조1037억원으로 7조원(10.7%) 이상 쪼그라들었다. 또 다른 서민금융사인 저축은행이 같은 기간 기업대출을 2조원가량 줄이고 가계대출을 5000억원 늘린 것과 대비된다.

본업과 동떨어진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이 급속도로 불어난 영향이다.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입수한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기준 16조3481억원으로, 2019년 말(1695억원) 이후 약 96배 급증했다.

새마을금고가 본래 목적인 서민금융을 등한시한 채 기업대출만 확대하는 것을 두고 “정체성이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마을금고는 조합원의 예치금을 받아 다른 조합원에게 대출하는 상호부조형 금융사다. 1960년대 출발해 서민금융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이후 부동산 호황을 틈타 PF 성격의 대출을 급속도로 불려왔다.

올 들어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치솟고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금고가 급증한 것 역시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 때문이다. 건설 경기 악화 여파로 부실 후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경영개선 조치가 내려진 금고는 대부분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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