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에 힘주는 네트워크 로펌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YK에 소속된 한국 변호사 수는 지난 13일 기준 286명으로, 다음달 입사 예정인 변호사까지 포함하면 300명을 넘길 전망이다. 이는 로펌 가운데 일곱 번째로 많은 규모다.
YK는 2012년 성폭력 등 개인 형사 사건을 주로 다루는 YK법률사무소로 출발해 2020년 법무법인으로 전환했다. 법인 전환 이후 전국 29곳으로 분사무소를 확대하면서 매출은 2020년 249억원에서 지난해 803억원으로 3년 만에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15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강력수사 분야에서 유일하게 ‘블랙벨트’ 인증을 받은 천기홍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협력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2기) 등 검경 출신 전관 인사를 대거 영입해 회전율이 빠른 개인 민·형사 사건 수임을 대폭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최근에는 공정거래그룹을 신설하는 등 보수가 높은 기업 법무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거쳐 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 공동그룹장을 지낸 이인석 대표변호사(27기)를 그룹장으로 영입했다.
또 다른 네트워크 로펌인 법무법인 대륜 역시 2022년 400억원대였던 매출이 지난해 약 700억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 로펌은 변호사 228명을 보유해 변호사 수로만 따지면 업계 11위 수준이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전국 38개 분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대륜은 올 4월 서울 용산 본사를 여의도로 이전하면서 기업법무그룹을 한층 강화했다. 판사 출신으로 포스코홀딩스 법무실장을 지낸 원형일 변호사(28기)가 1월 대륜에 합류해 그룹 총괄을 맡고 있다. 다음달에는 엔터테인먼트스포츠그룹을 발족할 계획이다.
○‘상업화 가속 vs 접근성 제고’ 대립
변호사업계에선 통상 같은 상호를 써도 독립적으로 사무소를 운영하는 독립채산제(별산제) 방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네트워크 로펌들은 벌어들인 수익을 변호사에게 일정 비율로 나눠주는 공산제로 운영된다. 모든 분사무실을 본사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일반 주식회사처럼 최대주주 등 경영진이 전반을 통솔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지분 파트너 변호사 간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유한회사의 기존 대형 로펌에 비해 의사결정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구조 덕분에 설립 초기부터 광고·마케팅과 분사무소 확대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인터넷 광고 등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 로펌 업계는 “법률 서비스 문턱을 낮추고 지역 편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전통 로펌과 네트워크 로펌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개인 변호사들의 홍보 창구인 리걸 플랫폼까지 가세하면서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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