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연기금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를 꼽으라면 비트코인을 빼놓을 수 없다. 올초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하며 기관투자가의 암호화폐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직 국내에선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가 금지돼 있지만, 미국과 일본 등에선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분산·장기투자로 대표되는 연기금이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몰빵 투자’ ‘빚투’(빚을 내서 투자) 등 위험성이 큰 자산으로만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는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과 상관관계가 적고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일본공적연금(GPIF)도 운용 자산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PIF는 지난해 말 기준 운용 자산이 225조엔(약 200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기관투자가다. 오랜 기간 채권 중심의 안전한 운용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을 적립식으로 투자했다면 얼마를 벌었을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도 있다. 2014년 초부터 매달 비트코인을 100달러(약 14만원)어치 투자했다면 원금은 총 1만2800달러(약 1800만원)인데 평가액은 69만4228달러(약 9억65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암호화폐 투자는 ‘금기’처럼 여겨진다.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도 있다. 국내에선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한 비트코인 현물 ETF도 사고팔 수 없다. 개인이 직접 암호화폐거래소를 통해 사고파는 방식으로만 투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에 전 재산을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만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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