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으로 캐스팅? 억울해"…감독·제작사 대표가 직접 밝힌 '오징어게임2' [종합]

입력 2024-11-13 09:02   수정 2024-11-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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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과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 김지연 대표가 '오징어게임2' 공개를 앞두고 작품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을 직접 해명했다.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황동혁 감독과 '오징어 게임' 제작사 퍼스트맨 스튜디오 김지연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오징어게임2' 공개 확정일에 진행됐고, 부득이 '오징어게임2' 공개 일정에 맞춰 뒤늦게 공개됐다.

황동혁 감독은 "아직도 작업 중이다"며 "지난 2년 넘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이 작품에 메달려오다 아시피했는데 공개를 발표하고, 영상도 선보이니 '드디어 나온다' 실감도 되고, 부담도 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시즌2 공개 발표 후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시즌2에 달라진 지점에 대해 "성기훈(이정재 분)이가 시즌1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게임에 참여하는 어수룩한 캐릭터였는데, 시즌2에서는 '게임을 끝낸다'는 명확한 주체의식을 갖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며 "시즌1에서 인기 있던 캐릭터를 모두 죽여버려서,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게임을 하는 점이 차별점 같다"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동혁 감독은 "이번 게임 역시 어릴 때 해봤던 한국의 고유의 게임, 전세계에서 다 하는 게임이 있다"며 "다양한 게임들이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시즌1에서는 게임을 계속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가 1회만 등장했는데, 시즌2에서는 이 장치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된다"며 "옳은 것과 그릇된 것 등에 대한 갈등을 같이 묘사해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지연 대표는 "시즌2 세트를 정말 공들여 지었는데, 계속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아쉬워서 세트장을 미디어에 공개했다"며 "당시엔 시간에 쫓겨 작품에 대해 얘기하기 힘들었다. 질문하고 싶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지 못해 그런 마음에 걸려 조금은 이르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출 뿐 아니라 시나리오까지 직접 집필한 황동혁 감독은 시즌1 공개 당시 "시즌2는 절대 없다"며 "이빨이 다 빠졌다"고 창작의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시즌1이 넷플릭스 역대 글로벌 흥행 1위에 등극하는 등 전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시즌2, 시즌3 제작이 마무리됐다.

황 감독은 "시즌1때 8개를 갈아치워 제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데, 치통이 여전하다"며 "치과에 가면 1, 2개 더 뽑으라고 할까봐 겁나서 못가고 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마음에 맞는 작가가 있다면 더 쉽게 작업을 할텐데, 그런 마음 맞는 사람을 찾는 쉽지않았다"며 "그래서 제작사 프로듀서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고 작업 과정을 전했다.

이번 시즌2에는 그룹 빅뱅의 탑이 합류한다. 탑은 군 복무 중 마약투약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고, 쏟아지는 비판에 발끈하며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황동혁 감독은 "캐스팅 공개후 이렇게 논란이 될 지 몰랐다"며 "꽤 시간이 지났던 일이었고, 복귀한 분들이 많아서 제 생각이 짧았나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검증도 하고, 오디션도 직접 봤고,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이 역할을 하면서 많은 용기가 필요한 캐릭터인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일이었다. 논란은 됐지만 번복하기엔 이미 많은 과정을 지나왔기 때문에 우리가 왜 이 작품을 해야 했는지 결과물로 보여주는 수 밖에 없겠다 싶어 철회하지 않고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친분설' 등이 불거졌던 캐스팅 논란에 대해 "억울했다"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저만큼 친분으로 캐스팅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딱 한번 (친분으로) 그런적이 있는데 정말 후회를 했다. 반드시 후회를 하더라. 그래서 친분으로 캐스팅하지 않는다.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기에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엄청난 오해"라고 덧붙였다.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인기로 "한국 드라마 역대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말이 나왔다. 김지연 대표는 "살림살이는 많이 나아졌다"며 "시즌1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래서 돈을 더 들여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게 화면으로 드러나고 만족감을 줄 수 있길 바랄 뿐이다"고 설명했다.

황동혁 감독도 "더 글로벌한 시청자를 고민해 시나리오를 썼다"며 "기호를 이용한 마스크도 어느 나라에서나 직관적으로 했다. 한국에 살면서 제가 겪은 것들을 바탕으로 했지만, 전세계에서 사랑한 시청자들이 사랑해준만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또한 '오징어게임'이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콘텐츠가 등장한 것에 대해 "저도 하늘에서 떨어진 건 아니다" 그런 걸 보면서 저만의 색깔을 넣어 만든 것"이라며 "다양한 콘텐츠가 나온다면 창작자로서 기쁜 일이다. 함부로 어떤 창작자도 갖기 힘든 영광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 서바이벌 예능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김지연 대표는 "그때 촬영에 바쁜 시기에 론칭해서 전혀 보지 못했다"며 "전혀 다른 분야라 평가를 내리기 힘들지만, 보신 분들이 저희가 만든 소품, 게임들이 미국쇼에 그대로 등장하는게 신기하고 '국뽕'이 차오른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시즌2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작품들이 많았던 것에 대해 "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평가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시즌2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기대치가 있어 그걸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제가 쏟아부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저만의 노력 뿐 아니라 배우들의 노력도 다 드러났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2개 만들어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오징어게임'가 왜 이렇게 인기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사는게 힘들어서 그런게 아니겠냐고 답했다"며 "그게 3년 전인데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거 같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서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지를 진지하게 해보고 싶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많아 더욱 드라마틱한 게임들이 펼쳐질 거 같다"고 덧붙였다.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인기와 함께 폭력성, 선정성, 윤리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던 부분에 대해 "게임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단순하게 보여주는 차원에서 그런 부분이 나온거 같다"며 "시즌2의 이야기에서는 더 많은 도전과 실험에 들게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보시면 아시게 될 것"이라고 전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보안 유지 역시 화제가 됐다. 김지연 대표는 "시즌1때는 '그런 이상한 제목의 드라마 뭐야?'라고 하실 뿐 관심이 없어서 편하게 찍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어떤 게임을 하는지, 어떤식으로 흘러가는지 알게되고, 그 부분이 알려지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대본을 작성한 것도, 어딜 가도 세긴 세더라"며 "프린트도 안되고, 메일링도 안되는 자신의 파일로 만들고 그 기간동안만 볼 수 있도록 했다. 배우들도 메모도 하고 싶고, 포스트잇도 붙이고 싶다고 했지만 욕을 먹어가며 '불편을 감수하자'고 해서 하게 됐고, 결국에는 다 이해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은 "배우들이 죽고 난 후 그 이후의 대본은 전달하지 않았다"며 "배우들끼리 현장에서 제 눈치를 보며 물어보기도 하는 걸 몇번 목격했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즌2, 시즌3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 번에, 한 호흡으로 쓴 이야기"라며 "그렇지만 중간에 변곡점은 있다. 그래서 전혀 다른 느낌 색깔로 진행되는 만큼 끊어서 다른 시즌으로 보여주자는 의미로 시즌2, 시즌3를 나누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서도 기대하는 콘텐츠다. 황동혁 감독은 "테드 서렌도스 넷플릭스 대표가 촬영장을 방문하기도 했고, 그날 소고기를 쏘셨다"며 "그게 본사의 기대감이 아닌가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김지연 대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오징어게임2'가 공개되는 것에 대해 "연말 휴가에 들어가는 시기는 만큼 많은 분들이 '오징어게임'과 함께 보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며 "크리스마스에 다들 휴가를 떠나서 안보시면 어쩌지 걱정은 되지만, 저희가 노력해서 열심히 만든만큼 좋은 메시지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황동혁 감독은 "성탄절 성대하게 보내시고 그다음날부터 '오징어게임2'을 보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폭소케 했다. 이어 "이 작품이 잘되더라도 다음은 없다"며 "200회차를 찍었다. 사람이 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다음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시즌1의 수치를 깬다기보단, 이야기가 완성도가 더 성장했다는 얘길 듣고 싶다"고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모든 얘기를 시즌3를 통해 다했다"며 "파생되는 이야기, 다른 이야기, 스핀오프 같은 것들을 미친사람처럼 중얼중얼 거렸는데, 그것도 바로 다음은 아닐 거 같고 개인적으로 극장용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서바이벌 드라마다. 역대 넷플릭스 흥행 1위 기록을 갈아치우는가 하면 전 세계에 달고나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와 딱지치기 등 한국의 골목길 놀이를 전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즌2에는 전 시즌 게임 우승자였던 성기훈이 프론트맨(이병헌 분)과 치열한 대결과 다시 시작되는 게임에 대해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1의 위하준, 공유 외에 시즌2에는 임시완,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등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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