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의 ‘밸류업 특별좌담’에 토론자로 나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앞으로 좀비기업을 제때 퇴출시켜 지나치게 많은 상장사 수를 조절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이사장은 “모회사가 자회사를 상장시켜 주식 공급이 너무 많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했다.
부실 기업이 퇴출되지 않은 채 시장에 남아 지수 상승을 짓누르는 문제도 언급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선 1년간 평균 약 120개 기업이 상장하고 약 20개 기업이 퇴출된다. 미국에선 상장하는 회사(연간 100여 개)보다 퇴출당하는 기업(140여 개)이 더 많다. 이날 대담자로 나선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위험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뻔한데 공급만 많아지는 기이한 구조가 ‘박스피’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이사장은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좀비기업이 제때 상장폐지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질은 기업과 투자자 간 심각한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외국 기관 자금을 유치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증시 부양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시가총액 상위 30%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11%로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도 “최근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은 대부분 7~8%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 증시에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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