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고장 없어, 이건 정말 명품"…삼성 전자레인지 뭐길래

입력 2024-09-11 09:21   수정 2024-09-11 09:38

세계적인 암 연구자가 37년간 고장 한번 없이 사용해왔던 삼성전자의 전자레인지를 삼성에 기증한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김규원 서울대 약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IM)에 1986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 시절 구입해 사용해온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를 기증했다. 김 교수는 2005년 삼성 호암재단에서 수여하는 호암상(의학 분야)을 받은 항암 연구의 권위자다.

김 교수가 기증한 전자레인지는 삼성전자의 클래식 컬렉션 제품으로, 1986년에 수출형으로 만들어진 MW5500 모델이다. 우드 캐비닛 디자인으로 미국 시장에서 선호하던 버튼식 작동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사각 트레이(플랫 베드 타입)를 사용해 넓은 면적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교수는 뉴스룸 인터뷰에서 "미국에 가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 게 1985년인데 그때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일제 아니면 미제였다"며 "백화점과 마트를 돌아다니다 삼성 로고가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전자레인지를 바로 구입했다"고 구입 당시를 회고했다.

전자레인지는 바쁜 연구 생활에도 따뜻한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해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연구하느라 학교생활이 바쁘기도 하고 아내도 몸이 안 좋아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워서 먹었다"며 "40년 동안 암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호암상을 수상하는데도 이 전자레인지가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37년 동안 아무런 고장 없이 잘 썼다"며 "(전자레인지) 안의 전구도 한 번도 안 갈 정도로 고장이 없는 걸 보고 아내와 '이건 정말 참 잘 만든 거다. 이 제품을 그 당시에 세계 최고의 품질을 가진 명품으로 만들었구나'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품질과 김 교수의 세심한 관리로 전자레인지 내부는 여전히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원래 아내와 전자레인지를 40년간 사용하고 SIM에 기증하려고 했던 김 교수는 2022년 말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자레인지를 예정보다 일찍 기증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가전업계 리더인 삼성전자의 제품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며 "점차 고령화되는 사회에 대비해 노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미래의 희망을 만듭니다' 같은 슬로건을 내세워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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