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브랜드(PB) 상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검색 상품 순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쿠팡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시정명령 처분 효력을 잠시 멈춰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PB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매출 확대에 주력했던 쿠팡은 본안 소송 결론이 나올 때까지 한숨을 돌리게 됐다.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2019년 1월부터 작년 7월까지 상품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PB 상품 등 자체 상품 6만4250개의 랭킹 순위를 부당하게 높이는 한편 임직원 2297명을 동원해 PB 상품에 7만여 개의 리뷰를 달았다고 봤다. 이로써 입점 업체들은 자신의 상품을 검색 순위에 올리게 어렵게 됐고,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6월 쿠팡과 CPLB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두 회사를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 과징금은 심의 종료 시점인 올해 6월까지 매출액이 합산되면서 1628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한 쿠팡은 지난달 5일 법원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는데 재판부가 이를 일부 인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쿠팡 측에 내려진 시정명령에 대해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그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본안 선고 후 30일까지 그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다만 과징금 납부 명령 부분에 대해선 "신청인들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명령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사업 모델을 한시적으로나마 유지할 수 있게 된 쿠팡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본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천문학적인 액수의 과징금을 돌려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업 모델 자체를 뒤바꿔야 하는 탓에 선고 기일까지 처분을 뒤집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이번 소송대리인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했다. 앞서 김앤장은 지난 2월 납품업체에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쿠팡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33억원을 부과한 공정위 처분을 취소하라는 서울고법 판결을 받아낸 만큼 이번에도 승소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최근 공정위는 대형 플랫폼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공정위는 알고리즘을 조작해 스마트스토어 상품 등을 검색 결과 상위에 올린 네이버에 2020년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사건은 네이버가 불복 소송을 제기해 현재 대법원 심리를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지난해 '콜 몰아주기' 혐의로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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