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고전하는 하이브, 부산에서 반전 성공할까 [이주현의 킬러콘텐츠]

입력 2024-11-02 13:39   수정 2024-11-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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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과 내부 문건 논란에 휩싸인 하이브가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다. 이 회사의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하이브IM이 ‘지스타 2024’에서 대규모 부스를 꾸려 대형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을 공개한다. 최근 내놨던 게임이 흥행에 고전하는 가운데 나온 신작이다.
'지스타' 제2 전시장 한가운데 차지
하이브IM은 오는 14~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4’에서 B2C 부스 100개를 꾸리기로 했다. BTC 제2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다. 이번 행사에서 하이브IM이 집중 홍보할 게임은 아쿠아트리가 개발하는 신작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다. 하이브IM이 처음 공급하는 대형 MMORPG이다. 최신 그래픽 엔진인 언리얼엔진5로 실사와 가까운 그래픽을 재현하려 했다는게 하이브IM의 설명이다. 이 업체는 지스타 행사장 야외에도 아키텍트 무대를 꾸리기로 했다.

하이브IM은 하이브가 신성장 동력으로 게임을 낙점하면서 2022년 4월 세운 콘텐츠 업체다. 넥슨 디렉터 출신인 정우용 하이브IM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하이브는 2021년 7월 박지원 전 넥슨코리아 사장을 본사 대표로 선임하면서 게임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지스타 2022’에 참석해 “게임 사업 본격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출범 3년차를 맞은 하이브IM은 아직 이렇다 할 인기 게임이 없다. 앱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0위 중 하이브IM의 게임은 지난 9월 기준 전무하다. 지난 4월 게임 개발사인 플린트가 만든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로 주간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성과를 냈지만 흥행을 이어가진 못했다. 퍼즐 게임인 ‘인더섬 위드 BTS’도 공급하고 있지만 흥행작으로 보긴 어렵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09억원에 그쳤다.
대형 MMORPG로 체급 키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아키텍트가 하이브IM 사업의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하이브IM와 하이브는 아키텍트 제작사인 아쿠아투리에 3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이 회사 지분과 아키텍트 판권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아쿠아트리는 ‘리니지2 레볼루션’,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등을 제작한 박범진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신 그래픽을 반영한 MMORPG의 게임 규모나 개발진 위상을 고려하면 아키텍트에 갖는 시장의 기대가 하이브IM의 이전 게임들보다 클 수밖에 없다.

아키텍트에서 보듯 하이브IM의 사업 우선 순위는 자체 개발보다는 퍼블리싱이다. 외부 게임사에 투자해 얻은 판권으로 여러 게임을 유통해 체급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브IM은 지난 9월 유상증자로 약 1075억원을 확보하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기업가치로는 4600억원을 인정 받았다. 하이브도 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69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120명 안팎이었던 인력 규모는 1년 새 250명을 넘겼다.


하이브IM은 지난 2월 게임 개발사인 액션스퀘어에 20억원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액션스퀘어의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인 ‘삼국블레이드 키우기’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흥행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별이되어라2는 1일 시즌2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향후 대형 보스를 잡는 콘텐츠를 추가해 이용자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지난 7월 하이브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박지원 전 대표가 하이브IM 사업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당시 거취와 관련해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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