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우려…'대미수출 1위' 멕시코 페소 급락

입력 2024-11-07 12:28   수정 2024-11-0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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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주요 무역 파트너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예상에 이웃 국가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가 달러 대비 급락(환율 상승)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시 44분경 1달러당 달러·페소 환율은 20.80페소를 기록하며 전날 종가(20.09페소) 대비 3.53%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 연설을 앞둔 시점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약 한 시간 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모여있던 팜비치컨벤션센터에서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주식시장 개장 이후 페소화 환율은 하락해 오후 10시 기준 0.34% 오른 20.14페소에 거래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5.1을 나타내 전날 같은 시간 대비 1.5% 상승했다.



멕시코 페소화는 2016년 트럼프의 당선 이후 가치가 8.5%까지 폭락한 적이 있다. 트럼프가 강력한 보호 무역 정책, 이민자 통제를 위한 국경 장벽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이것이 미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당시 멕시코 수출의 80%가 미국으로 향했다.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포드와 같은 자동차 회사가 멕시코 공장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페소 환율은 2016년 연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가 20%에 달했다.

트럼프 2기에도 반(反)멕시코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페소화가 올해 내내 약세를 띨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멕시코는 지난해 4756달러 상당의 상품을 미국에 수출해 20년 만에 중국의 수출액을 제치고 대미 수출 1위에 올랐을 만큼 미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크리스 터너 ING 글로벌 시장 책임자는 “향후 몇 주 안에 페소 대비 달러 환율은 22페소까지 오를 수 있다”며 “2026년에 있을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재검토를 앞두고 내년은 페소에 힘든 해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페소 가치가 하락하면 멕시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멕시코의 대미 수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미국에 거주 중인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이 멕시코에 있는 가족 등에게 보내는 송금 수요도 단기간 폭증할 전망이다.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로 송금하는 금액에 대해 세금을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한 뒤, 이를 국경 장벽 건설에 사용할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멕시코 이민자들은 이를 우려해 2016년 11월 한 달에만 24억달러를 멕시코로 보냈다. 전년 동기 대비 24.7% 급증한 금액이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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