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증했다. 2019년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금액은 84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지난해 680억달러로 8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이번에 1000억달러마저 돌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수익률’을 꼽는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 주식은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 이후 미국 S&P500지수는 12.1% 상승하며 빠르게 회복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8% 떨어졌다. 주요 20개국 가운데 러시아(-19.8%), 튀르키예(-17.1%)에 이어 세 번째로 낙폭이 컸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둔 이후 상승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트럼프가 승리를 선언한 지난 6일부터 S&P500지수는 사흘 만에 3.6% 올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심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당선이 한국에는 리스크, 미국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시장의 돈이 오직 미국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찾기 어려운 초고위험 상품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미국 주식 보유금액 5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6위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불 3X(SOXL)’가 차지했다. 기초지수 하루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을 내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는 손실 규모도 3배로 커지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한국에서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이 금지돼 있다.
비트코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BITX)’도 보유금액 기준 29위(4억6800만달러)에 올랐다. ETF 수익률이 비트코인 하루 손익률의 2배를 따라가는 상품이다. 국내 증시에는 비트코인 관련 ETF가 없다. 미국 증시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투자할 수 없지만, 비트코인 선물을 활용한 상품에는 투자가 가능하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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