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 노출 미국 장기채 ETF는 올해 초부터 유튜브와 주식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엔화 가치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양방향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다.
지난 3개월간 개인투자자는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과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를 각각 389억원, 1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도 20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일학개미’(일본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투자자의 예상은 적중하는 듯했다. 일본 당국이 엔 약세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8~9월 수익률이 반짝 치솟았다.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내 물가를 끌어올리고, Fed의 금리 인하 속도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긴축적 통화정책은 결국 강달러로 이어진다. 2016년 트럼프 1기 때도 당선 직후 달러 가치가 두 달 새 6.5% 오른 바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엔·달러 환율은 3개월 만의 최고치인 15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매수·매도를 결정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무리한 확대 재정이 유발할 경제 충격과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인 채권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내 연 4%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다소 어렵겠지만 4.5% 이상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민이 수입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등 장기간 고수해온 엔저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긴 그림에서 일본의 통화정책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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