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지난 14일 퀀트인자산운용이 증선위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퀀트인은 2021년 8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보통주 5570주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냈다. 총 11억6970만원어치 주식이 공매도되자 증선위는 “공매도 규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5월 3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공매도할 주식을 확보한 상태에서 매도하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다.
퀀트인은 지난해 9월 법무법인 도담을 선임해 증선위를 상대로 불복 소송을 냈다. 퀀트인 측은 직원의 단순 착오일 뿐 매도를 통해 이득을 얻거나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매도 후 매도 분량을 재매수하는 등 시정조치를 했는데 증선위가 과징금을 줄이지 않은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퀀트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증선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상 금지하는 공매도는 ‘공매도의 청약 또는 주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퀀트인이 동종 주식을 매수한 것도 무차입 공매도의 거래 결제를 위한 조치로 시정 조치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특정 주식의 매도 위탁 주문을 입력하는 것은 기초적인 절차”라며 “직원 과실이 의무 위반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향후 소송에서도 공매도 과징금 산정 기준에 대해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케플러는 현재 항소해 서울고등법원이 사건을 심리 중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21년 4월 무차입 공매도 제재 강화 이후 올 9월까지 증선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건수는 총 44건으로, 이 중 7곳이 불복 소송을 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퀀트인 판결은 공매도의 본질적 위반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데 비해 ESK자산운용과 케플러 판결은 과징금 산정의 행정 재량을 제한한 것”이라며 “향후 소송에서도 위반행위 자체의 책임과 과징금 산정의 적정성은 분리돼 다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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