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현재)은 전 거래일 대비 1원10전 오른 143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당선 직전인 지난달 3일 1379원80전에서 한 달 만에 3.85% 치솟았다.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와 추세적 환율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환율 상승은 국내 고액 자산가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김시욱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이사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 9월 이후 약 7% 상승해 원화 자산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100% 원화에 노출된 국내 부동산과 금융 자산 대신 달러 중심으로 자산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전언이다.
미국 자산 중에선 미국 인공지능(AI) 대형주 및 중형주와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의 선호도가 높다. 서울 강남의 한 자산관리(WM)센터는 고객에게 국내 주식 비중을 10%로 줄이고 미국 주식과 지수를 기초로 한 자산 비중을 70%로 늘리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강남권 프라이빗뱅커(PB)들이 미국 증시의 성장성을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도 강남권 PB의 추천 상품으로 거론된다.
김 이사는 “유가증권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가 있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반등 국면이 확인되기 전까지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며 “계엄 사태는 금세 마무리됐지만 본격적인 탄핵 국면에 접어드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