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외식·여행업계가 정국 불안으로 꺼져가던 연말 특수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랭한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보고 대규모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탄핵안 통과 뒤 첫 휴일인 이날 매장 방문객이 전주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자 연말 마케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정국 혼란이 계속됐더라면 연말 장사가 막대한 타격을 받을 뻔했다”며 “탄핵안 처리로 일상이 안정되면 소비심리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년회 등 각종 연말 모임 취소로 타격이 예상되던 주류·외식업계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최모씨는 “계엄 여파로 송년회가 취소됐는데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밤 회사에서 송년회 일정을 다시 잡으라는 공지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면이 전환된 만큼 국민도 안심하고 소상공인 매장을 찾아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인바운드 수요도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계엄 선포 당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는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들은 ‘예약 줄취소’를 겪기도 했다. 한 중동 지역 전문 여행사는 계엄 발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를 포함한 VIP 단체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일부 예약 취소로 긴장한 호텔업계도 내·외국인의 호텔 숙박 수요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시내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탄핵안 처리 가능성이 높아진 지난 목요일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취소 문의가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관광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은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탄핵 이후에도 시위가 이어지면 주요 관광지가 위험하고 어수선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여행·호텔업계는 ‘안심 마케팅’을 적극 펼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집회가 아이돌 야광봉을 들고 하는 문화행사처럼 열려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상도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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