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스코코리아가 지사 설립 30주년을 맞아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본사에서 지난 3월 280억달러(약 40조2000억원)을 쏟아 인수한 스플렁크를 통해 보안 사업 매출 비율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의 협업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최 대표는 “시스코의 아시아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현재 인천시 전체 정도의 전력을 쓰고 있다”며 “향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가동되면 AI 기반 최적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시스코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에 성공한 협업 사례로는 네이버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 SK하이닉스의 팹(반도체 생산시설), 아모레퍼시픽 용산 신사옥 등의 네트워크 구축 사례를 제시했다.

198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을 시작한 시스코는 1994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후 시스코코리아는 한국 정보기술(IT) 산업과 성장을 함께했다. 2000년대에 광대역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급해 인터넷 속도전 시대를 열었고 2001년 인천국제공항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참여했다. 2010년대엔 AI, 보안, 협업 도구 등의 사업을 강화했고 2020년대 들어선 여러 솔루션에 AI 적용 범위를 넓혔다.
최 대표는 “보안 사업이 시스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회계연도엔 6%였지만 2025회계연도엔 10%를 웃돌 것”이라며 “AI·보안 기업들을 인수해 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식 스플렁크코리아 지사장은 “시스코가 보유한 ‘ID 인텔리전스’와 사용자 보호 기술, 스플링크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 등을 결합해 기업들의 AI 사용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시스코코리아는 국내 투자 의지도 드러냈다. 최 대표는 “올해 (본사에서)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 규모 AI 펀드도 조성했다”며 “투자처로서 국내 스타트업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디지털 전환 지원(CDA)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아카데미를 통해 지속적으로 한국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IT 및 보안 인재 양성에도 힘쓰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시스코는 2024회계연도(지난해 8월~지난 7월)에 매출 538억달러(약 77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는 구독 상품 매출의 비중이 51%를 차지했다.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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