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두 번째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수사 지연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수사보다 탄핵심판이 우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탄핵심판 절차에도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 없이 두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야권에선 공조본이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더불어민주당은 곧장 입장문을 내고 “직무가 정지된 내란 수괴가 대통령 관저에서 증거 인멸에 몰두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자신의 SNS에 “공수처는 내란수괴에게 왜 그리 관대한가”라며 체포영장 청구를 촉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에선 (피의자에게) 세 번 출석을 요구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며 “체포영장은 너무 먼 단계다. 아직 검토할 게 많다”고 선을 그었다. 3차 출석 요구 통지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이 아직 변호인단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점, 이르면 26일 탄핵심판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점 등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시간 벌기에 몰두하고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에 비상계엄 당일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과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선포한 포고령 1호 등을 이달 24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헌재가 발송한 접수 통지 및 답변 요구서, 준비절차 회부 결정서, 기일 통지서, 준비 명령 등 탄핵심판에 필요한 각종 서류의 수령도 일절 거부했다. 헌재는 20일자로 이 서류들이 대통령 관저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해 애초 예고한 27일 변론준비기일을 연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관 3명이 공석이어서 불완전한 상태인 만큼 헌재 구성부터 완료돼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현 ‘6인 체제’에선 현직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는 얘기다. 헌재는 앞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탄핵심판 사건 심리를 위해 헌재법 제23조1항의 효력을 일시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만큼 6인 체제에서도 심판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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