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장기채 ETF 투심이 위축되는 추세다.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에서 이달에만 53억2174만달러(약 7조8336억원)어치가 순유출됐다. 월별 기준 올해 최대 순유출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순유입된 금액(105억4659만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자금이 한 달 만에 빠져나갔다. 이 상품은 미 장기채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크다. 서학개미도 올 들어 2억1161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미 장기채 ETF가 외면받는 것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국채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하락)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18일 내년 말 예상 금리를 9월 전망치인 3.4%에서 3.9%로 상향해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여파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6%대로 올라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내년에 더 큰 폭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미국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이례적으로 파월 의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을 겨냥하며 고물가 우려를 제기한 것은 경고성 발언에 그칠 수 있다”며 “장기채 ETF 주가가 저점까지 떨어진 상황이어서 반등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단기채, 회사채 등으로 분산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증시에서 지지부진한 장기채 ETF 대신 뭉칫돈이 몰린 곳은 회사채 ETF인 ‘재너스 핸더슨 AAA CLO’(JAAA)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대출을 묶어 만든 자산담보부증권(CLO)에 투자하는 ETF로 최근 한 달 동안 약 10억516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담당 본부장은 “정부 재정 적자 부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기업 감세 정책으로 회사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 회사채 ETF 투자가 더 유망하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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