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기로 유명한 코웨이가 헬스케어 시장에서 유사 제품으로 선도기업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늦게 진입한 안마의자, 안마베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웨이는 '비렉스'라는 이름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척추견인 의료기기로 1999년부터 사업을 일찌감치 시작한 세라젬, 마치 로봇처럼 움직이는 안마의자로 크게 성장한 바디프랜드 등 경쟁사를 겨냥하기 위해 디자인과 성능이 비슷한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대표적 예가 비렉스 안마의자 '페블체어'다. 마치 조약돌처럼 둥그스름한 곡선형 디자인, 몸을 감싸는 형태와 다리안마 기능 없이 거실 디자인을 크게 해치지 않도록 설계된 점 등이 세라젬의 '파우제'와 닮았다.


세라젬의 안마베드도 비렉스에 유사 제품이 있다. 이름은 '척추베드'. 누워서 목부터 허리, 골반까지 마사지를 받는 세라젬의 마스터 제품과 매우 흡사하다.
최근엔 바디프랜드가 가구 시장을 겨냥하겠다며 내놓은 안마소파와 비슷한 제품도 선보였다. 코웨이가 최근 TV광고를 시작한 비렉스 트리플체어는 디자인과 성능 등이 바디프랜드 '파밀레C'와 닮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코웨이는 각 제품별로 매출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화장품, 안마기기 등을 모두 아우르는 '렌탈 매출'과 '일시불 매출'로 나눌 뿐이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코웨이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1844억원, 영업이익은 6119억원이었다.
분기별 공시를 하지 않는 비상장사 세라젬은 2023년 매출 5846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을 기록했다. 비상장사 바디프랜드는 2023년 매출 4196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올렸다.
한 헬스케어 전문업체 관계자는 "코웨이가 정수기로는 압도적 1위지만 헬스케어 시장엔 뒤늦게 진입하면서 이미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선도기업들을 따라하는 2등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안마의자, 안마베드 등이 디자인이나 기능으로 크게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긴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코웨이 관계자는 "페블체어는 앞면과 뒷면 모두 튀어나오는 부분 없이 곡선형 디자인을 적용하고 패브릭 소재를 사용해 차별화했다"며 "트리플체어는 일반의자 같은 디자인에 리클라이너, 안마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점에서 독자적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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