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3.33%)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지난달 8일(3.43%) 후 가장 많이 올랐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당 합병,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날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날 ‘관세 무풍지대’로 떠오르며 기대를 모은 인터넷 업종은 네이버(0.69%)가 오르고 카카오(-2.15%)가 내리며 등락이 엇갈렸다. KT&G(-2.47%), SK텔레콤(-0.36%) 등 고배당 방어주도 전날과 달리 하락했다.
종목 간 희비가 하루 만에 교차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격과 압박 전술이 다시 전개된 영향이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전격 유예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선 국경 강화와 마약 범죄 공동 대응, 멕시코에선 불법 이주민 단속 등 원하는 조치를 받아낸 결과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주 만에 관세 위협이 현실화했다”면서도 “유예 조치가 미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수출국 증시에 미칠 충격을 제어했다”고 진단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멕시코와 캐나다를 겨냥한 조치도 사실상 ‘중국 때리기’의 사전 작업이었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춘제(설)로 쉬었다가 5일 개장을 앞둔 중국 상하이·선전증시도 충격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해외 법인을 둔 증시 대표주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관세 유예가 한 달짜리 한시적 조치라서다. 기업 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중에선 삼성(68개), 현대자동차(28개), 한화(14개), LG(11개) 등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해외 법인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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