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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된 민법 손본다…금리·물가 반영한 변동이율제 도입 추진

입력 2025-02-07 17:44   수정 2025-02-09 09:41



법무부가 1958년 제정 이후 67년간 큰 틀을 유지해온 민법을 전면 개정한다. 사회·경제 변화를 반영해 연 5%로 고정된 법정이율을 시장금리에 연동하고, ‘가스라이팅’ 등 부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맺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정될 조문만 총 200여 개에 달한다.

법무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양창수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한 민법개정위원회가 지난해 6월부터 준비해온 법안이다. 민법 총 4편(총칙·물권·채권·친족) 중 친족편을 제외한 3편의 계약법부터 시작해 향후 담보법, 불법행위법 등으로 순차적으로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변동이율제 도입이다(제379조). 당사자 간 약정이나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 이율,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는 과거 고금리 시절 도입된 연 5% 고정 법정이율이 금리 수준이 크게 낮아진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변동이율제 도입으로 당사자들의 배상금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김용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기업이 민사소송에서 패소하면 확정 판결 선고 시까지 5% 이자를 내야 했는데, 앞으로는 더 낮은 이율이 적용돼 손해배상 부담이 그만큼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부당위압’ 조항도 신설했다(제110조의2). 종교단체가 신도의 전 재산을 증여받거나, 판단력이 떨어진 노인에게서 간병인이 거액을 증여받는 등 심리적 의존관계를 이용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현행법상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만 취소할 수 있어 가스라이팅 등 교묘한 심리 조종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다.

중대한 사정 변경이 있을 경우 계약을 수정하거나 해제(제538조의2)할 수 있도록 해 그동안 판례로만 인정된 사정 변경 원칙도 성문화했다. 채무불이행 규정도 개선해 이행불능, 이행지체뿐 아니라 불완전이행까지 포괄하도록 했다. 인수합병(M&A) 등 복잡한 계약에서 수정 범위와 방법을 두고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부는 3월 19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올 상반기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허란/박시온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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