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12일 08: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년 넘게 지속돼 온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결됐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하면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내이사 측 이사들이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담은 이메일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측 이사인 사봉관 사외이사가 10일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했다고 공시했으며 기타비상무이사인 권규찬 이사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져 등기이사 수는 기존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임 이사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송영숙 그룹 회장, 신동국 이사 등 총 10명이다. 모녀(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 사람이 5명, 임종윤 이사 측이 3명, 임종훈 대표 측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 이사 측 인물 3명 중 한 명만 사임해도 사실상 모녀 쪽으로 경영권이 기운다. 모녀 측 이사가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게 되는 만큼 이사회를 열고 기존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새 대표이사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현재 임종훈 대표이사 단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모녀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추진했다. 이후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반대하며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됐다. 여기에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 측에 합류했고, 사모펀드 운용사(PEF) 라데팡스파트너스까지 함께 '4자 연합'을 결성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사내이사가 4자 연합 측과 뜻을 함께 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형제 연합은 해체됐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4자 연합 측과 한미사이언스 주식 341만9578주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31일 임 이사는 한양정밀에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라데팡스가 설립한 킬링턴유한회사에는 136만7831주를 장외 매도했다. 이로써 임 이사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지분은 11.79%에서 6.79%로 5%포인트 감소했다. 이번 임 이사 측 이사들의 사임 의사는 지분 매각에 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4인 연합에 맞섰던 임종훈 대표의 거취는 위태로워졌다.
최다은/박종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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